누군가의 손을 떠난 기쁨은 다른 누군가의 저녁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NUTGr5t3MoY
행복을 발견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든다.
발견이라는 단어에는 늘 흙먼지가 묻어 있다.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섬을 찾아낸 사람의 신발 밑창,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숲 속에서 희귀한 꽃을 마주한 사람의 숨결, 망원경 끝에서 처음 보는 별빛을 붙잡은 사람의 눈동자. 발견은 언제나 앞으로 걸어가는 발자국과 함께 온다.
그런데 행복은 그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새로운 대륙보다 오래전에 잃어버린 열쇠가 먼저 생각난다.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선풍기 앞에서 먹던 수박, 비가 와 사라진 체육 시간, 할머니가 신문지 위에 올려놓은 감자도 특별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 시절 늘 평상복 차림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수십 년이 흐른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삶은 감자 냄새가 스치거나 마트 진열대 앞에서 수박을 고르다 문득 목구멍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그제야 오래전 골목에서 헤어진 사람이 모퉁이를 돌아 다시 나타난 것처럼 가슴이 멈칫한다. 아, 거기 있었구나.
분실물센터에는 이상한 적막이 흐른다. 검은 우산 하나, 장갑 한 짝, 손때 묻은 바카라 한 권, 아이의 품에서 미끄러진 인형. 물건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버려진 표정이 아니라 돌아갈 방향을 기억하는 표정으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언제 잃어버렸는지는 알 수 없는데 없어진 사실만 남아 있는 것.
그렇게 온다. 마지막 매미 소리를 들은 날은 기억나지 않는다. 마지막 반팔을 입은 저녁도 기억나지 않는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찬 공기가 어느새 방 안의 계절을 바꿔놓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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