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들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들에게 옮겨주는 장치이다."
워런 버핏의 이 서늘한 진단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머릿속으로는 지금이 비로소 현금화할 적기라고 이성적인 신호를 보내지만, 정작 손가락은 매도 버튼 근처에서 길을 잃고 멈춰 섭니다. 이 만성적인 조바심은 언제나 이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파고들며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반세기 동안 월스트리트의 맥박을 지켜본 베테랑 언론인 토머스 펠프스의 고전 『100배 주식 불변의 법칙』은 단순한 투자 기술서를 넘어섭니다. 이 바카라은 시장이라는 거대한 거울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본능에 무릎을 꿇는지 보여주는 정직한 심리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40년의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찰나의 시세 변동에 눈을 감지 못하고 완벽한 타이밍을 찾아 헤매는 행위가 마치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일과 같음을 증명합니다.
덧없는 저점을 좇아 잦은 매매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스스로 복리의 잔잔한 물결을 거칠게 밀어내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됩니다.
저자는 덧없는 타이밍 잡기에 몰두하는 태도를 냉정하게 경고합니다.
"투자 일임계좌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문 투자자로서 시장의 타이밍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시장을 제대로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내 생각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
현명한 전문가는 타이밍 대신 종목을 선정하는 데 집중한다." (49쪽)
경제독서모임 '리치온'을 이끌며 시장을 누구보다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읽어내려 애썼지만, 저 역시 냉혹한 현실의 장 앞에서 여지없이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초기의 묵직한 상승이 안겨준 '초심자의 행운'은 달콤한 마취제와 같았습니다.
상용화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양자컴퓨터라는 아득한 미래의 테마에 시선을 빼앗긴 채, 암호 보호라는 지엽적인 파편까지 쫓으며 스스로 완벽한 분석을 해냈다고 착각했습니다.
적절한 국면에서 이익을 잘라내고 현금을 쥐어야 한다는 지혜는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조금만 더 지켜보면 완벽한 정점에 닿을 것이다"라는 탐욕이 시야를 가로막았습니다. 결국 그 영롱하던 수익은 신기루처럼 흔적 없이 사라졌고, 계좌에는 마이너스의 상처를 안은 채 옴짝달싹 못 하고 반려주식으로 갖고 있는 중입니다.
허울 좋은 장기투자자라는 미명 아래, 의도치 않은 평생 동반자가 되어 함께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이어 저자는 조급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단기 성과의 덫을 예리하게 해부합니다.
1957년부터 1968년까지 11년 동안 제너럴 아메리칸 오일은 다우지수 대비 수익률이 저조했다. 이렇게 장기간 저조한 성과를 경험하고도 그 재정 자문가를 떠나지 않는 고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
분기 또는 연간 단위로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투자자는 제너럴 아메리칸 오일로 큰 수익을 낼 때까지 오랫동안 보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67쪽
지식을 쌓아 올리는 일과 내 안의 원초적 공포를 통제하는 일은 마치 지식과 지혜의 거리만큼이나 아득하게 멀었습니다. 찰나의 파고에 눈이 멀어 쉴 새 없이 마음을 흔드는 동안, 좋은 기업과 동행해야 할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지엽적인 호기심에 눈이 멀어 스스로 현명한 항해를 하고 있다고 믿었던 시간들! 그것은 결국 얄팍한 지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뼈아픈 배움이었습니다.
손실의 크기를 떠나, 그 소중한 과실을 지켜내지 못한 단 하나의 이유는 결국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던 조급함과 오만함에 있었습니다.
펠프스가 이 바카라의 행간마다 깊게 박아둔 결론은 결국 고독한 자기 구제입니다. 주식 투자는 복잡한 수식을 해부하거나 세상 누구보다 빠른 정보를 쥐고 흔드는 재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이 지독한 조급증을 이제는 정말 털어내야겠습니다.
화려한 지표나 완벽한 타이밍을 좇기보다,
이성의 닻을 내린 채 묵묵히 시간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봅니다.
쓰라린 실패 속에서 간신히 붙잡은 그 담담한 믿음으로,
흔들리는 나를 가만히 다독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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