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메이 아줌마』_사랑에도 시간이 있습니다

by큐티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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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도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운 메이 아주머니』를 읽고



사람은 누구를 얼마나 사랑했느냐보다 언제 사랑했느냐가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동시에 오래도록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함께 웃을 날도 많았을 것이고, 손을 잡고 걸을 길도 더 길었을 텐데, 인생은 이상하게도 가장 소중한 사람을 늘 조금 늦게 데려다줍니다.



신시아 라일런트의 『그리운 메이 아주머니』는 바로 그 늦게 찾아온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오래 붙들게 된 생각이 있습니다. 사랑에도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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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인공 서머는 부모를 잃은 뒤 여러 친척집을 전전하며 자란 아이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을지 몰라도, 아이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줄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서머에게 메이 아주머니와 오브 아저씨는 처음으로 '집'이라는 감정을 선물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젊은 부모가 아니었습니다. 메이 아주머니는 당뇨병으로 몸이 무거웠고, 오브 아저씨는 해골처럼 마른 몸으로 관절염을 견디며 살아가는 노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함께할 시간은 이미 많이 흘러가 버린 뒤였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소설은 더욱 애틋합니다.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마음껏 보여 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젊었더라면 서머와 함께 들판을 뛰어다니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아이가 궁금해하는 세상을 하나라도 더 보여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래 걷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몸은 늙어 가는데 마음은 여전히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사랑은 넘치지만 시간이 모자랍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이 식어서 헤어지는 사람보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사랑을 다 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그 안타까움을 소리 높여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메이 아주머니와 오브 아저씨의 느린 걸음과 주름진 손을 통해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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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오브 아저씨는 아내를 회상합니다. 독자는 당연히 목숨을 건 희생이나 특별한 사건을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브 아저씨가 끝내 붙잡고 있는 기억은 놀라울 만큼 평범한 하루들입니다.



"아주머니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저씨의 아픈 무릎을 연고로 문질러 주어서, 아저씨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걸어다닐 수 있게 해주었던 일. 내가 꼬마였을 때, 아주머니가 집안일을 하다 말고 밖에서 그네를 타고 노는 나를 창 너머로 내다보며 '서머, 우리 귀여운 아기.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기.' 하고 다정하게 불러 주던 일." (52~53쪽)



이 장면을 읽으며 한동안 바카라장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사람은 평생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갈까요. 비싼 선물도, 거창한 희생도 아닙니다. 아픈 무릎에 매일같이 발라 주던 연고, 창문을 열고 "우리 귀여운 아기"라고 불러 주던 목소리, 아이가 아플 때 밤을 새워 곁을 지켜 주던 시간 같은 것들입니다.



사랑은 특별한 날 증명되는 감정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가 수없이 반복되며 만들어지는 삶의 습관이라는 사실을 이 장면은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흔히 큰 사랑을 꿈꾸지만, 정작 사람의 마음을 평생 붙들어 주는 것은 이런 작고 사소한 순간들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인물은 서머가 아니라 클리터스였습니다. 많은 독자가 서머의 상실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저는 클리터스가 오랫동안 서머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지 못했던 이유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클리터스가 집안 형편을 부끄러워해 서머를 집에 초대하지 못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의 예상을 뒤집습니다.



"클리터스는 부모님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바로 나였다. 클리터스는 나라는 아이를, 쌀쌀맞은 내 태도를 부끄러워했고, 자신의 특이한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기 싫었던 것이다. 자기를 사랑해 주는 부모님한테 자기를 벌레 보듯 하는 나를 차마 보여 드릴 수 없었던 것이다." (84쪽)



이 대목은 클리터스라는 인물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그는 부모님을 숨기려 했던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부모님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했기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부모님 앞에서 서머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부모님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 부모님의 사랑을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어린아이의 행동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는 자신의 자존심보다 먼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는 사실을 클리터스는 말없이 보여 줍니다.



반대로 서머는 사랑받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아이였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주는 일도, 잘못을 해도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메이 아주머니의 죽음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얻은 세상을 다시 잃는 일이었습니다.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신 뒤,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울어 보지 못했다. 그저 아줌마의 빈자리를 견디는 데 급급해서 지난 두 계절 동안 눈물을 안으로 삼켜 왔다." (120~121쪽)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보다, 그 사람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더 크게 무너집니다. 서머가 뒤늦게 터뜨린 눈물은 메이 아주머니를 잃은 슬픔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따뜻한 품을 만난 아이가 그 품을 다시 놓아야 하는 절망이었습니다. 그 눈물은 상실의 눈물이면서도,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흘릴 수 있는 눈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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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존 볼비는 아이가 부모와 맺는 관계를 '애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 애착을 경험한 아이는 세상을 믿고 사람을 신뢰하며 어려움을 이겨 낼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 소설이 그 이론을 가장 따뜻하게 증명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이 아주머니와 오브 아저씨는 건강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았습니다. 클리터스의 부모님 역시 허리가 굽고 눈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늙고 병든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결국 아이를 키우는 것은 돈도 아니고 건강도 아닙니다. 아이를 끝까지 믿어 주는 사랑입니다. 아이는 큰집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품에서 자랍니다.


바카라의 첫머리에는 메이 아주머니를 잃은 뒤 홀로 낡은 자동차 안에 앉아 밤을 보내는 오브 아저씨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때 알았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오브 아저씨만은 그 고물차가 반드시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믿었음을." (8쪽)



다른 사람에게는 버려야 할 고물일 뿐이지만, 오브 아저씨에게 그 자동차는 메이 아주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머물러 있는 공간입니다. 사랑은 사람이 떠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래된 자동차가 되고, 매일 반복하던 습관이 되고, 문득 떠오르는 한마디가 되고, 결국 한 사람의 삶이 됩니다. 그래서 사랑은 죽음보다 오래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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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는 가족에 관한 소설이 아닙니다. 사랑에도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들려주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늘 사랑은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평범한 하루를 오래 나누어야 하며, 서로의 삶 속에 천천히 스며들어야 비로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바카라을 덮고 난 뒤에도 메이 아주머니가 창문을 열고 불러 주던 한마디가 오래 귓가에 남았습니다.


"서머, 우리 귀여운 아기."


어쩌면 사람은 평생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오늘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한평생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랑은 언젠가 시간이 나면 하는 일이 아니라, 아직 함께할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전해야 하는 것임을 이 소설은 우리 마음에 새ru놓습니다.



사유의 폭을 넓히는 한 줄 요약:

사랑은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남은 삶은 끝내 버티게 합니다.


심장을 때리는 화두:

오늘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미루고 있는 사랑은 없습니까?

사랑은 언젠가가 아니라,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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