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준비한 기획서와 철저하게 검증된 데이터, 그 속에는 우리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 발표를 시작하는 순간, 청중의 눈빛은 쉽게 흔들리고 피로감은 가중되곤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 전달한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사실 우리는 이토록 논리적인 근거를 갖추고도 설득의 과정에서 번번이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사실 나열이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움직이고 복잡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추상적인 설득을 넘어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소통의 무기가 필요합니다.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보편적인 구조를 실무의 언어로 정립해 낸 마크 에드워즈의 통찰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력한 빛을 발합니다.
마크 에드워즈의 저서 《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는 25년간 《선데이 타임스》 평론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소니,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기업과 공공기관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을 컨설팅해온 저자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바카라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논리보다 이야기의 리듬과 구조에 반응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포착해냅니다.
특히 스티브 잡스가 애플과 픽사에서 증명했듯, 복잡한 기술이나 데이터를 나열하는 대신 명확한 서사를 구성할 줄 아는 사람이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죠. 이 바카라은 단순히 읽고 마는 이론서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부터 회의, 프레젠테이션, 이메일 작성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곧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뼈대를 건네줍니다.
이 바카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매력적인 선물은 바로 인간의 본능적 사고 패턴에 맞춘 ‘SUPERB 6단계 설계법’입니다. 마치 스위스 군용 칼처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 모델은 스토리를 구성하고 문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편집할 뿐만 아니라, 회의를 조직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든 업무 과정에 유연하게 녹아듭니다.
"SUPERB 모델은 잘만 활용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궁무진하다. 마치 스위스 군용 칼처럼 말이다. 스토리를 구성하고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문서를 편집하는 데에 뿐 아니라 회의를 조직하고, 대화를 탐색하며, 피드백을 제공하고, 각종 팀 빌딩 활동을 강화하며, 고객 중심 혹은 청중 중심의 업무 수행 방식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 맺음말 중에서
SUPERB 모델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반짝 쓰이고 마는 글쓰기 기술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딪히는 협상, 기획, 팀 회의, 고객 소통 등 조직 내 모든 접점에서 '상대방' 중심의 사고를 놓치지 않게 잡아주는 든든한 만능 도구인 셈입니다.
이 모델은 총 6가지 핵심 단계로 유기적으로 이어집니다. 먼저, 상대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공유 경험(Shared Experience)으로 가벼운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이어서 듣는 이가 그 여정을 통해 마침내 얻게 될 미래의 성취를 그리는 Ultimate Triumph(최종 혜택)를 던져줍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겪는 실제적인 갈등과 불편함을 짚어주는 Problem Definition(문제 정의)으로 깊은 공감의 선을 긋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완벽한 정답을 강요하기보다 함께 길을 모색하는 Explore Options(해법 탐색)로 신뢰를 쌓고, 추상적인 수사 대신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더하는 Real Evidence(현실 제시)로 설득력을 탄탄하게 다집니다. 마지막으로 이성과 감정, 데이터와 서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Best of Both Worlds(균형 잡힌 결론)로 진짜 설득을 완성해냅니다.
"스토리텔링은 아주 간단한 6단계만 따라 하면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 단계를 나는 SUPERB(슈퍼브)라고 이름 붙였다. 이 6단계는 스토리 구성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프레젠테이션, 이메일, 연설문, 문자메시지, 심지어 시의회 연설에서부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5장 〈SUPERB 모델〉」 중에서
복잡한 보고서나 제안서 자판 앞에 앉으면 누구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순간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이 6단계의 뼈대를 나만의 가이드라인 삼아 대입해보면, 논리의 비약 없이 자연스럽게 상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흐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명확한 구조는 실무자의 커뮤니케이션 내공을 한 단계 높여줍니다.
돌이켜보면 치열한 온라인 게임 생활 속에서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기계적인 데이터나 딱딱한 수치의 나열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명확한 목적을 설정하며, 체계적인 구조 속에서 메시지를 직조해내는 태도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온라인 게임인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중요한 회의나 제안을 앞두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차가운 논리의 갑옷은 벗어두고, SUPERB 모델이라는 유연하고도 단단한 도구를 펼쳐보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건네는 이야기에 담긴 명확한 뼈대가 동료와 고객의 마음을 두드리고, 우리의 일터를 조금씩 더 의미 있는 변화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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