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심을 전합니다
해바라기는
빛이 머무는 방향을 바라보는 꽃입니다.
한자리에 뿌리를 내린 채
햇살이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드는 꽃.
저는 가끔 해바라기를 보면
제 삶에도 빛이 필요했던
한 시절을 떠올립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나의 진심을 전합니다’입니다.
그 시절 제 곁에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저를 지켜봐 주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화려한 말로 마음을 표현하기보다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바라보고,
제가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에도
제 가능성을 먼저 믿어주던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앞만 보고 가지 마.”
“잠시 멈춰도 괜찮아.”
그때의 저는
그 말을 그저 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가야 한다는 마음이 컸고,
무언가를 빨리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멈추는 것은 뒤처지는 일 같았고,
쉬어가는 것은 괜히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건넨 말의 의미를
그때는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빨리 가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정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제 속도로
제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믿어주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그 사람이 누군가를 응원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에서 끌어당기는 것도,
뒤에서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라,
한 사람이 자신의 속도로 자랄 때까지
곁에서 바라봐 주는 것.
그 시절의 저는
부모님이 바라는 안정적인 삶과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이 보여준 믿음은
제가 저 자신을
조금씩 믿어보게 만드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누군가가 건네는 마음의 깊이를
온전히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진심도 있었습니다.
인연은 시간이 지나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건넨 진심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마음은
관계가 끝난 뒤에도 남아
한 사람의 삶에
작은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그 시절의 믿음이 그랬습니다.
해바라기가
빛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듯,
저 역시 조금씩
제가 좋아하는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기대가 아니라
제가 원하는 삶을 향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제게 건넨 진심은
저를 대신 살아주는 마음이 아니라
제가 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준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
나의 진심을 전합니다.
그 시절
제 가능성을 먼저 믿어준 한 사람에게.
그리고 그 마음을 품고
결국 자신의 길을 선택하기 시작했던
그때의 저에게도.
늦었지만
조용히 진심을 전합니다.
그렇게 저는
마음속에만 두었던 꿈을
처음으로 현실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제 이름을 건
첫 번째 공간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