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아닌, 사람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by내마음정화
평창동, 정원을 만들던 날

공간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던 시절이었습니다.


꽃다발을 만들고,

공간을 꾸미고,

조화 연출을 하며

다양한 현장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개인 정원이라는 분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남동, 테라스 정원에서

처음에는

‘이런 일도 있구나.’

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여러 공간을 경험할수록


제 시선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원을 다듬는 시간

한남동의 집,

평창동의 정원,


그리고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공간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단순히 예쁜 정원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공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


무엇보다

남들과 같은 공간이 아닌,

자신만의 취향과 삶이 담긴


단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문을 열면

은은한 향이 먼저 반겨주었고,


벽에는

그 사람의 취향이 담긴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생화와 식물들이

공간을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었고,


작은 소품 하나에도

그 사람의 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다시, 평창동의 정원

공간은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꽃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빛을 보기 시작했고,

향을 느끼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공간을 찾아다니며

시간이 날 때마다

좋은 공간을 찾아다니고,

전시를 보고,


그 공간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예쁜 공간이

궁금했던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공간을 만들게 되었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간다는 것을.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도,

아름다워 보이는 공간도,


말하지 않는 시간과

보이지 않는 사연을

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식물을 알아가는 시간

어쩌면

저 역시

한 번 크게 무너져 본 사람이었기에,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에게

왜 이런 공간이 필요한지,

왜 이런 정원을 꿈꾸게 되었는지,


그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제 꿈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꽃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그 이야기를

공간으로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만의 계절을 담고,

그 사람만의 쉼을 만들고,


그 사람만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


그 길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답은 하나였습니다.


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나무를 알아야 했고,

정원을 알아야 했고,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해야 했습니다.

조경을 배우기 시작하다

그때부터

조경은 제게

새로운 일이 아니라,

반드시 배워야 하는 길이 되었습니다.


조경은

나무를 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었습니다.


삶을 이해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오래 머물고 싶은 풍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꽃을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꽃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공간을 통해 삶을 이해하며,

자연을 통해 마음을 위로하는 일.


그것이

지금도 제가

바른꽃정화를 이어가는 이유이고,


조경이라는 길을

끝까지 걸어가고 싶은 이유입니다.

내가 걸어가고 싶은 길

© 내마음정화 · 바른꽃정화

이 글은 정화가 직접 쓰는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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