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장을 사랑하는 호주 초딩

아이들이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쌈장이라네~

byYJ Anne

"엄마, 쌈장은 말이야 아이들에게 채소를 맛있게 먹게 하는 최고의 방법일 거야."

올해 초등 3학년 1호가 생당근을 쌈장에 찍어 먹으면서 내게 한 말이다.

채소를 유독 안 먹는 아이들을 위해 남편과 내가 다시 일상 속에서 채소를 우적우적 씹어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지나서였다.

1호가 자기도 오이를 먹고 싶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껍질을 벗기지 말고 달라고 했다. 전에는 거친 껍질이 맛없다고 늘 벗겨 달라고 했었는데, 내 오이를 한 입 먹어보더니 껍질의 참 맛에 눈을 뜬 것.

그날부터 아이는 하루에 한 개 이상 오이를 먹기 시작했다. 물론 쌈장과 함께. 며칠 지나지 않아 오이가 똑 떨어졌고, 나는 이참에 당근을 먹여보자 생각했다. 나는 재빨리 당근을 쌈장에 콕 찍어 아이 앞에서 우적우적 씹어 먹으며 말했다.

"당근을 쌈장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안 먹어 봤지? 한 입만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조금 얇게 슬라이스 해줄 테니 한 입 먹어볼래?"

아이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못 믿겠는데? 당근이 얼마나 맛없는데 하는 눈빛으로. 나는 이때다 싶어 아이에게 일깨워줬다. 너 오이 껍질도 안 먹다가 요즘 껍질 없이는 못 먹지 않냐고. 입맛은 변하는 거야.

사랑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입맛도 변한다.

아이는 의심을 살짝 거두고 쌈장을 푹 찍어서 당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오독오독 조심스레 씹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우걱우걱으로 바뀌었다.

"맛있네?"

"그치그치? 당근이 달달하다니까?"

"응, 달아. 당근 맛있네. 좀 잘라줘."

내가 잘라준 당근을 먹으며 아이가 내게 말했다. 채소 안 먹는 아이들에게는 쌈장이 마법 소스라고. 최고의 방법이라고~


호주 사람들은 된장이랑 비슷한 베지마이트도 먹으니까 쌈장을 채소에 찍어 먹는 걸 알려준다면 왠지 함께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언젠가 내가 소개해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당근도 시도했으니 다음 주에는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를 시도해 볼까?

12.10.2026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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