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의 '부캉이'(2)

소방관으로 살아간다는 것(88)

추석 전, 지난 19일에 부산 북항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부캉이가 열흘을 넘겨 오늘까지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여전히 있다. 부산시에서는 몇번의 대바카라회의 끝에 추석이 지나면 부캉이를 외해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오늘을 그 D-day로 잡았다. 그리고 해경, 소방등 유관기관들의 합동으로 부캉이를 외해로 돌려보내는 작전(?)을 펼쳤다. 그 결과가 어땠을까?


https://youtu.be/fWtDgwEFMHA?si=sq43MMqYVsIa-9n7

(인공수로에서 나가지 않으려는 부캉이~)


나도 이 비슷한 뉴스를 몇번 봤지만 부캉이를 외해로 쫓아내려는 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 듯하다. 사실 물대포를 동원해서 물줄기를 쏴서 몰아내려는 이 작전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부터 예감했었다. 상어라는 동물은 바다에 살기 때문에 물살이나 소음에 굉장히 예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상어인 부캉이에게 물대포를 쏘고 배의 엔진소리로 자극한다면 숨거나 피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더구나 북항에서 열흘넘게 머물렀던 녀석을 이런 자극적인 방법으로 쫓아내려고 한다면 성공할 리가 없을 것이다. 플랜 A가 실패로 돌아갔으니 플랜 B로 그물을 제작해서 가져와서 부캉이를 몰면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서 외해로 돌려보낸다고 하는데 -이 계획은 그물 제작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10월 2일에 실행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획 역시 그리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물로 부캉이를 몰다가 그물에 걸려 부캉이의 몸에 상처가 날 수도 있고 부캉이가 그물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캉이를 '자극'하지 않고 스스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방관으로서 내가 생각한 것은 그렇게 억지로 부캉이를 내몰려고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외해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부캉이 유인바카라)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한 부캉이 유인바카라이다. 부캉이를 자극해서 내몰려 하지 말고 스스로 외해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먼저 부캉이가 좋아하는 먹이를 드론에 매단다. 드론은 소음이 거의 없고 추진력이 좋은 것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부캉이는 근 열흘이상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맛있는 먹이에 홀린 듯이 덤벼들 테고 그러면 소음이 거의 없는 드론으로 그 모습을 쵤영하면서 서서히 외해 쪽으로 먹이를 옮기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물대포를 쏘고 그물을 가지고 부캉이를 몰아내려는 것은 어쩌면 동물학대에 해당될 수도 있다. 소방이나 해경이나 어떤 작업을 할 때 힘으로만 밀어붙이려는 무식한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한번 머리를 써보는 건 어떨까? ...


어쨌든 부캉이가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북항에 와서 우리에게 즐거움(?)은 준 건 고맙지만 이제는 큰 바다로 돌아가서 한마리의 상어로서 살아가야 하는 건 맞다고 본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부캉이를 외해로 보내줘야 할 때인데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플랜 B로 들어가기에 앞서 내가 생각한 이 유인바카라을 먼저 한번 써 본다면 아마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상으로 오늘 북항에서 실시한 '부캉이 이동작전'은 실패로 끝냈음을 알려드리며 더 늦기 전에 부캉이가 건강한 몸으로 자신이 태어난 대양으로 복귀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