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여성시대> 사연이 채택되면?

- 선물 꾸러미가 어마해요.

byCha향기


["삶의 무게 앞에 당당한 사람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저는 여기에 두 번이나 사연이 채택됐어요.

지난 4월에는 폴더폰 말썽에 관한 내용이었고요.


이번에는 헬스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엮어봤습니다.


지난번에 사연 채택이 되니 선물이 어마어마했었어요.

무려, 잡곡 한 박스, 종합 영양제, 젓갈 세트, 사과 한 박스가 속속 도착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웃과 풍성하게 나눔 했었어요.

이번에는 선물 꾸러미가 다소 다르네요.

명장이 만든 수저세트, 여성 시대 로고가 박힌 타월(대형 수영장 타월도 포함됨) 세트, 종합 영양제 등이네요.


짧은 글에 한아름의 선물을 받고 보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작가님들도 일상에서 반짝이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여성 시대'에 투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업로드하는 과정이 꽤 민감하긴 했어요.

문장 부호 외에 그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는 시스템이란 걸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겁니다.

투고하시고 풍성한 선물 챙기세요.


채택된 제 원고 원본을 올려드립니다.

제가 투고한 양식과 분량이면 되겠죠?


스토리 텔링방식으로 낭독할 것이라 글을 쓸 때 줄 바꿈을 잘해야 될 것 같아요.

원고를 다 작성한 후에 본인이 낭독해 보고 자연스러우면 될 것 같아요.

대화체를 넣으면 김일중 아나운서님이 맛깔나게 보이스 액팅을 넣어주십니다.

물론 영원한 언니, 양희은 가수님의 낭독은 가슴이 먹먹하죠.




오지라퍼, 사부님을 소개합니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에 8개월째 다니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녔더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몸무게 앞자리 수도 바뀌었다.


이 헬스장은 시니어 놀이터나

실버타운 커뮤니티 풍경 같다.

물론 중, 고등학생들이

바벨 운동을 하거나 러닝 머신을 타기도 하고

몸짱 젊은이도 간간이 보이지만

여든 중반 어르신도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또래분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러 오는 분들끼리는

돈을 모아 저녁 식사도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신 후, 노래방에도 간다고 했다.

초고령 시대에 어르신들이 집안에 우두커니 계시는 것보다

건강도 챙기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60대 중반인 우리 부부는 헬스장에서 애송이다.

하루는 우리 또래 여성분이 남편에게 다가오더니

헬스 기구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착하기 이를 데 없는 남편은 네, 네 하면서

그분이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따라 했다.


“아, 괜히 참견하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지 않아요?”

“아니 좋던데? 듣고 보면 다 일리가 있는 말이더라고.

앞으로 사부님으로 모셔야겠어.”


그분은 평생 헬스를 해오신 분이라

기구를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보이면

사용법을 알려주지 못해 안달이셨다.

한마디로 오지라퍼셨다.

그런 사부님을 두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으응, 자기 뱃살이나 좀 빼지,

왜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사부님은 그런 뒷담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듯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친절하고 상냥하게 운동을 가르쳐 준다.

남편에 이어서 나도 사부님으로부터 운동을 잘 배우고 있고

덕분에 우리는 헬스장 가는 재미가 붙었다.

하루는 남편이 말했다.


“어이, 사부님께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네.”

“으음, 좋아요, 날짜를 잡아봐요.”


사부님과 함께 식사하고 카페에도 갔다.

사부님은 6남매 중 막내라고 했다.

‘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남에게 사랑도 잘 주시는구나.’ 싶었다.

헬스장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이지만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우리는 허물이 없어졌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사부님은

'더 나은 슬롯'를 향해 거침없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보행자의 눈을 찌를 듯 담장을 넘어온

장미 넝쿨을 발견하자마자,

사부님은 망설임 없이 구청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여기 OO 길가인데요.

지금 장미가 담장을 넘어서 자라고 있어요. 네, 네, 네, 저대로 두면 사람들 눈에 찔려서 다칩니다.

오셔서 제거 좀 해주세요."


사부님의 당당하고 빠른 민원 덕에

그날 장미 넝쿨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부근 도로가 움푹 패어있는 것을 보았을 때도,


“여기 초등학교 부근인데요,

어린이들이 넘어지면 큰일이 날 것 같아요.

밤에 주민들이 걷다가 다칠 수도 있고요.”


신호등에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지 않는 걸 발견했을 때도,


“여기 신호등 고장 났어요.

얼른 고쳐야겠어요.”

사부님은 바로바로 신고했고

제대로 수리되었다고 한다.

사부님은 그렇게 민원 전화를 할 때마다 끊기 전에 항상,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는

마무리 멘트도 잊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한 번은 사부님이 어느 날 우산을 펼치니 전선에 닿더란다.

감전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다 싶어서 한전에 연락했단다.


“아하, 그건 전선이 아니라 기지국 광케이블입니다.

통신사에 전화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은 여기서 그냥 알겠다고 했겠지만

우리 사부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 죄송한데 저는 그런 건 모르는 아주머니예요.

제가 통신사에 직접 전화하기는 어려우니까

한전에서 저 대신해서 전화해서

그 전선을 처리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한 덕에 일처리가 무사히 잘 끝났다고 했다.


사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같은 시민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을 맞닥뜨려도 늘 남의 일처럼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부님께 물어봤다.


“아, 이렇게 주변을 신경 쓰며 사시는데

남편분의 반응은 어떠세요? ”

“호호호, 구의원으로 출마하래요.

펜대만 잡고 바카라상에 앉아서 실제 삶은 모르는 의원이 아니라

발로 뛰며 시민의 불편을 체크하는

그런 의원이 되라고 우스갯소리를 해요.”

남편분의 지지도 멋져 보였다.


우리 사부님 같은 오지라퍼가 몇 명만 더 있다면

세상은 훨씬 살만할 것 같다.

헬스장에서 사부님과 보낸 시간이 꿈만 같았다.


“사부님, 우리 사부님, 멋지십니다.

다음에도 한 턱 쏠게요.”


- 사연 낭송 파일입니다.




이번에 집필한 <장한 막득이, 학골댁> 마침내 에세이(가족)부문 1위에 등극했네요.

시간 되시면 읽어보세요.


https://fishingproductfr.com/brunchbook/mrscha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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