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

by레빗구미


강릉으로 여행을 왔다. 이번 여행에는 캔디가 없었다. 2박 3일 동안 할머니 집에서 지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모는 바다를 보자마자 신이 났다. 파도가 밀려오면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다 또 파도가 오면 도망쳤다. 별것 아닌 놀이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맛있는 것도 먹었다. 여행에서 먹는 음식은 이상하게 평소보다 조금 더 맛있다. 그렇게 바다도 보고 배도 채웠으니 꽤 훌륭한 여행의 하루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모에게 진짜 중요한 일정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애견카페에 도착하자 모모는 곧바로 잔디밭으로 향했다. 푸들도 있었고, 말티푸도 있었고, 말티즈도 있었다. 검은 강아지와 누렁이도 있었고, 영화 속 크립토를 닮은 하얀 강아지도 있었다.

모모는 한 마리씩 찾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머리를 쓰다듬고, 눈을 맞추고, 함께 뛰었다. 한 강아지가 다른 곳으로 가면 또 다른 강아지를 찾아갔다.

아내와 나는 카페 안에 앉아 바카라을 읽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모모는 여전히 강아지들 사이에 있었다.

그렇게 세 시간이 지났다.


아이에게 지루하지 않냐고 물어볼 필요조차 없었다. 좋아하는 것과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세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니까.

나는 가끔 모모가 강아지를 바라보는 모습을 본다. 어떤 조건도 없이 그저 귀엽고 좋다는 얼굴. 어쩌면 무언가를 정말 좋아한다는 건 저런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의 마지막 날, 바다를 바라보던 모모는 캔디가 보고 싶다고 했다.

수많은 강아지와 신나게 놀았는데도 결국 생각나는 건 집에 있는 자기 강아지였다.

다음 여행에는 캔디도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는 바다를 보고 신난 모모 옆에서 캔디도 같이 뛰어다니겠지.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다음 여행을 기다릴 이유가 하나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