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둘이 싸우지 않는다
<레빗구미네> #002
아침에 가끔 모모가 나보다 먼저 일어나는 날이 있다.
나는 원래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눈을 뜨고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비몽사몽한 상태로 방을 나선다. 그날도 그랬다.
그런데 이상하게 거실이 조용했다.
모모가 먼저 일어났다면 보통 무슨 소리라도 들릴 법한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캔디가 돌아다니는 발소리도, 모모가 뭔가를 하는 소리도 없었다.
물을 마시려고 부엌으로 가다가 거실 쪽을 바라봤다.
소파 앞에 뭔가가 누워 있었다.
잠이 덜 깬 눈을 비비고 조금 더 가까이 가보니 모모와 캔디였다.
둘이 나란히 바닥에 누워 있었다.
캔디는 세상 편한 자세로 배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고, 모모는 그 옆에 누워 캔디의 배를 천천히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둘이 그렇게 있었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낮에는 그렇게 싸우면서.
모모가 캔디를 귀찮게 하면 캔디는 으르렁거리고,
캔디가 장난을 치면 모모는 또 뭐라고 한다.
둘을 보고 있으면 정말 친한 건지, 사이가 안 좋은 건지 헷갈릴 때도 있다.
그런데 아침에는 달랐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거실에서 둘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처럼 붙어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좋아서 한동안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조금은 이런 생각도 했다.
나도 좀 껴주지.
물론 둘은 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아침의 평화는 그렇게 나만 빼고 완성되어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생각해보면 내가 기억하고 싶은 가족의 모습은 이런 것들인지도 모르겠다.
어딘가로 여행을 갔던 날이나 특별한 기념일처럼 사진을 많이 남기는 순간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 건 오히려 별것 없었던 순간들이다.
거실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있던 아이와 강아지.
배를 보여주는 캔디와 그 배를 가만가만 쓰다듬던 모모.
그리고 잠이 덜 깬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
아마 그날 아침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릴 것이다.
무엇을 먹었는지도, 그날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둘이 나란히 누워 있던 모습만큼은 오래 기억하고 싶다.
언젠가는 모모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우리의 아침 풍경도 달라질 테니까.
그래서 요즘은 이런 아무것도 아닌 순간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려고 한다.
지금은 너무 평범해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시간이 나중에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장면이 될지도 모르니까.
그날도 그렇게 하루가 시작됐다.
작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일상.
<레빗구미네> 오늘의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