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함께 있어야 끝나는 추격전

- <레빗구미네> #001

by레빗구미



우리 집에는 조금 이상한 귀가 의식이 있다.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캔디가 달려온다. 하얗고 조그만 말티즈인 캔디는 누군가 현관문을 여는 소리만 들리면 기다렸다는 듯 뛰어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둘이 같이 들어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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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내가 함께 집에 돌아온 어느 날이었다.

모모가 먼저 현관문을 열었다.


“캔디야~ 언니 왔다~!”


모모는 당연히 캔디가 자신에게 달려올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캔디는 모모를 반기면서도 어딘가 이상했다. 꼬리는 흔들고 있는데 시선은 자꾸 모모의 뒤를 향했다.

마치 누군가 한 명 빠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나는 장난기가 생겨서 현관문 바깥에 몸을 숨겼다.

모모만 보이게 하고 나는 문 뒤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데 완벽하게 숨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슬리퍼 밖으로 발가락 몇 개가 삐죽 나와 있었다.

캔디가 그것을 발견하더니!!!!

잠시 멈칫하다 그대로 모모를 지나쳐 나에게 달려왔다.


“캔디야!!! 언니 여기야~!”


졸지에 추격전이 시작됐다.

캔디는 나에게 오고, 모모는 그런 캔디를 잡으려고 쫓아오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결국 내가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캔디도 진정했다.

아빠도 있고, 언니도 있고.

그제야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인 모양이었다.


생각해 보면 캔디에게 가족이라는 건 꽤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 눈앞에 있는 것.

누가 먼저인지, 누가 더 좋은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한 사람에게 인사를 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가야 하고, 누군가 보이지 않으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이 함께 있어야 비로소 하루의 한 장면이 완성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일은 우리 집에서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다.

모모가 엉뚱한 말을 해서 내가 웃는 일도 있고, 캔디가 산바카라을 가자고 현관 앞에서 버티는 날도 있다. 나는 영화를 보다가 혼자 심각해져서 무언가를 적기도 하고, 모모와 나란히 앉아 각자 다른 바카라을 읽기도 한다. 아마 다른 사람이 본다면 그냥 평범한 가족의 하루일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이런 순간들을 굳이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별한 날을 기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갔던 날, 생일을 축하했던 날, 어디에 놀러 갔던 날처럼 사진을 찍을 만한 사건들이 추억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도 오래 마음에 남는 건 그런 날들만은 아니었다.

예전에 누군가와 집에서 조용히 차를 마셨던 순간.
아이와 밥을 먹으며 각자의 바카라을 보고 있던 순간.
강아지가 아무 이유 없이 내 옆에 몸을 붙이고 잠들었던 순간.


당시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면 이상할 정도로 선명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게 된다.

평범한 하루는 그 순간에는 평범하지만, 지나가 버리고 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하루였다는 것을.


그래서 <레빗구미네>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나, 레빗구미.

가끔 엉뚱한 말로 나를 웃게 만드는 딸 모모.

그리고 우리 둘 중 한 명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찾아다니는 캔디.


우리 셋에게 벌어지는 아주 작은 일들을 하나씩 그려보려고 한다.

대단한 사건도 없을 것이고, 엄청난 교훈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은 오늘처럼 캔디 한 마리가 집 안을 뛰어다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언젠가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 이 그림들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의 나는 아마 기억할 테니까.

현관문 뒤로 삐져나왔던 내 발가락과,
그걸 기어코 찾아냈던 캔디와,
“캔디야!”를 외치며 뒤쫓아가던 모모를.

그리고 그날 우리 셋이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아마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그런 것들인지도 모르겠다.

작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일상.




<레빗구미네>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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