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

-<행복을 찾아서>

by레빗구미


8화 좋은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png


좋은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


아이가 태어난 뒤 꽤 오랫동안 생각해 온 질문이다. 돈을 많이 벌어주는 아빠일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주는 아빠일까.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빠일까. 아니면 언제나 다정하고 화를 내지 않는 아빠일까. 어느 것도 틀린 답은 아닐 것이다. 돈도 중요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지원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줄 수 있는 능력도 부모에게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고, 부모가 돈을 벌어야 아이도 안정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부모가 되고 나니 이상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도 꽤 많은 시간이... 회사에 가서 일을 해야 하고, 집에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고,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어른의 하루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무가 들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없앨 수 없는 일들이다. 그러다 보면 가장 쉽게 뒤로 밀리는 것이 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다음에. 이번 주는 일이 많으니까 다음 주에. 이것만 끝내고. 조금만 쉬었다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아이와 보내려고 했던 시간은 자꾸 하루의 가장 뒤쪽으로 밀려난다. 이상한 일이다. 아이를 위해 돈을 벌고, 가족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그 일을 하느라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줄어든다. 어쩌면 부모가 된다는 건 그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의 크리스 가드너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크리스에게 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는 의료기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지만 상황은 계속 나빠진다. 아내와의 관계도 무너지고, 결국 어린 아들과 둘만 남는다. 집세를 내지 못해 머물 곳조차 잃고,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아들을 재워야 하는 순간까지 찾아온다.


그런 크리스에게 한 증권회사의 인턴 과정은 마지막 기회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일이 무급이라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을 해야 하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래서 크리스는 계속 뛰어다닌다. 일을 하고, 의료기기를 팔고, 아들을 데리러 가고, 잠잘 곳을 찾아다닌다. 그의 하루에는 빈틈이 거의 없다. 가만히 앉아 숨을 돌리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진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크리스가 성공하는 과정이 가장 먼저 보였던 것 같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 결국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이야기. 제목 그대로 행복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아이가 생긴 뒤 영화를 다시 생각하면 조금 다른 사람이 보인다. 성공하려고 뛰는 남자 옆에 언제나 어린아이가 하나 있다. 크리스는 자신의 인생만 바카라임지면 되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구하러 갈 때도, 잠잘 곳을 찾을 때도, 내일을 걱정할 때도 그의 삶에는 아들이 있다. 자신이 힘들다고 해서 잠시 내려놓을 수도 없는 존재. 그래서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마음 쓰이는 부분은 크리스의 성공보다 아들과 함께 버티는 시간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충분한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들에게 멋진 장난감을 마음껏 사줄 수도 없다. 오히려 아버지로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보여줘야 한다. 잘 곳을 찾지 못하고, 돈이 없고, 세상에 밀려나는 자신의 모습을 아이가 옆에서 보고 있다. 그런데도 크리스는 아들의 삶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어왔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돈을 줄 수도 있고, 필요한 물건을 사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것들은 꽤 중요하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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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 - 영화에 대한 리뷰보다는 영화안에 담긴 감정들에 대해 씁니다.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달하려 합니다. 세계최초 영화 감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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