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 사람과 평생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다. 결혼은 그렇게 사랑의 연장선에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사랑이 깊으면 결혼도 행복할 것이라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건, 어떤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 긍정적인 에너지, 피곤함을 잊게 만드는 에너지,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무한의 에너지. 그 에너지는 몸을 더 부지런하게 만들었고, 일도 더 열심히 하고, 더 놀 수 있는 힘도 줬다. 그 강력한 에너지는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결국에 그 목표의 결승점에 다다랐다. 모든 게 행복할 것만 같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에너지가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이 끝나는 곳도 아니고, 사랑이 완성되는 곳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부터 비로소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 시작되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1년... 2년... 같이 보낸 시간들이 쌓이는 걸 보면서, 그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면 그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두 사람은 분명 사랑해서 결혼했다. 서로 너무 사랑해서, 그 행복감만으로도 앞으로의 삶이 계속 즐거울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말투가 거슬리고, 습관이 불편해지고, 존재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지는 게 보였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전혀 다른 것이 보였다.
내가 본 건,
사랑은 남아 있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속 정인(임수정)은 끊임없이 남편에게 말을 건넨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불평, 서운함까지 쉬지 않고 쏟아낸다. 반면 두현(이선균)은 점점 입을 닫는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말은 오히려 서로를 향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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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 - 영화에 대한 리뷰보다는 영화안에 담긴 감정들에 대해 씁니다.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을 전달하려 합니다. 세계최초 영화 감정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