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이면 우리 가족은 조금씩 다른 하루를 시작한다. 모모와 마미는 댄스학원에 갈 준비를 하고, 나는 캔디와 산바카라을 나선다. 평일에는 각자의 일정에 쫓기지만, 주말만큼은 조금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싶다. 물론 마음처럼 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서둘러 나가고, 누군가는 집에 남고, 또 누군가는 산바카라을 나가자며 꼬리를 흔든다.
모모는 춤추는 시간을 좋아한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일이 즐거운 모양이다. 그런 모모를 보면 가끔 부럽기도 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앞서는데, 아이들은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내는 즐거움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시간에 캔디는 나와 함께 걷는다. 그런데 학원 앞에 도착하면 캔디의 관심은 온통 모모에게 향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고개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을 바라본다. 아직 모모가 나오려면 시간이 남았는데도 말이다. 캔디에게는 산바카라보다 언니를 기다리는 일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모모가 모습을 드러내면 캔디는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달려간다. 모모도 캔디를 향해 웃는다. 조금 전까지 평범했던 거리가 그 순간만큼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장소가 된다.
생각해 보면 가족의 행복은 대단한 사건에서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다시 만나고,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일.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모모가 더 자라면 토요일의 풍경도 달라질 것이다. 캔디와 함께 학원 앞에서 언니를 기다리던 시간도 지나갈 테고, 지금처럼 반갑게 달려와 안기는 순간도 조금씩 줄어들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