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이 나눠주신 통찰의 러닝
“예림 코치님, 울란바토르에 오셨나요? 슬로우 조깅 어떠세요?”
잠시 다니러 오신 줄 알았는데, 1년간 Mongolia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경영학을 강의하신단다.
즐겁게 달리며 근황도 여쭙고, 코치님의 삶 이야기도, 내 삶 이야기도 나눴다. 점잖고 모범생(?)처럼 보이던 코치님은 사실 꽤 오랫동안 모험생의 삶을 걸어오신 분이었다.
화이자제약에서 임원까지 지내셨고, 한때는 화이자제약 인도지사에서 4년이나 머물며 근무하셨다. 거친 인도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은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제공하던 코칭 서비스였다.
코치가 주기적으로 찾아와 말했다고 한다.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적응이나 인간관계, 업무 등 어떤 문제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인도의 척박한 환경에서 이방인을 위한 최적의 도움 중 하나가 코칭이었던 셈이다.
박성열 코치님은 이국에서 경험한 코칭이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비즈니스 코칭을 공부하셨다. 몽골에서도 코칭이 필요한 기업이나 공동체의 리더가 있다면 연결해 달라고 하셨다.
코치님과 나는 늦은 나이든 젊은 나이든, 도전하고 배우는 것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는 세계의 크기를 넓힌다는 건, 내 그릇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었다.
이해의 폭이 깊어지는 만큼, 포용의 그릇이 커지는 만큼, 내가 사는 세계도 넓어진다.
가끔 동기들과 이런 이야기를 한다.
“타국에서는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받아들이는 게 답인 것 같아.”
그런데 살다 보니 받아들이고 못 받아들이고를 넘어, 그저 있는 그대로 흘려보내면 해결되는 일도 참 많았다.
“그런데 어떻게 몽골에서 의학을 공부하시게 되었어요?”
코치님의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그냥 되는대로 오다 보니 이렇게 되었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코치님이 내게 이런 피드백을 해주셨다.
“예림 코치님은 직관적 통찰력이 탁월합니다.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이지만 친절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능력도 참 좋아요. 저는 예림 코치님 같은 ‘직관적 통찰’을 배우고 싶습니다.
저는 매번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탁월한 결정을 내리려고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썼어요. 제 상사들은 좋아했지만, 돌이켜보면 삶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예림 코치님을 만나 유익한 시간을 보내니 참 좋네요.”
부모님뻘의 코치님께서 이렇게 겸허하게 상대의 강점을 발견하고 칭찬해주시는 모습에 절로 황송해졌다.
양고기 수육을 만들어 드시고 싶은데 적당한 정육점을 찾기 어렵다고 하시기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장님이 계신 정육점을 소개해드렸다. 양 목살 1kg을 구매하시고 너무나 좋아하시는 코치님을 보니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코치님께서 이곳에 머무시는 1년 동안 몽골에서 어떤 통찰과 깨달음, 그리고 소소하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게 될지 기대되고 설렌다.
내년에는 국민대에서 함께 코칭으로 커리어를 확장하고 계신 차국환 코치님과 김만석 코치님도 울란바토르 국제마라톤에 오셔서 달리실 계획이란다.
타국에서도 작은 취미가 사람을 잇는다.
돌이켜보면 달리기가 내게 선물해준 것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