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보내는 세번째 추석

엄마전화는 너무 울컥해

by김예림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예림아, 한국은 내일부터 추석연휴라.

몽골은 학교 그냥 가지?

먹고 싶은건 없어? 뭐 보내줄까?

쓸쓸하진 않아?

돈은 안부족해? 빠듯하면 좀 더 보내줄까?


타지에서 시간을 보내자면 감정이 오르고 내릴 일을 최대한 내려놓는 것이 편한 길이라, 이것 저것 여여하게 바라보고 내려놓고 하는 것이 그간 배워온 일이었는데, 엄마 아빠의 전화에는 가끔 울컥하곤 한다.


엄마, 나 잘 지내요. 별로 먹고 싶은 것 없어. 내 식성 알잖아요.

(양념이 강하거나 기름진 것을 잘 먹지 못한다. 먹는 것에 큰 집착이 없다.

아주 맛있어도 배가 부르면 더 먹지 못한다)

시간이 잘 가서 쓸쓸할 겨를이 없어.

방학에 한국에 나왔다 들어가면 좀 빠듯하긴 한데,

몽골에선 돈 쓸일이 그닥 없어서 차곡 차곡 또 잘 모아요. 걱정마요.


자식을 이만큼 길러놓았으면, 다른 부모들은 용돈도 받으시고,

손주들 재롱도 보실텐데.

나는 부모님과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공존중이다.


"폭삭 속았수다"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이따금씩의 클립들로,

공부 잘 하고 착실하게 잘 커서 손주들을 보여 드려도 부모가 내리는 자식의 사랑이 눈물날 만큼 각별한 것을 안다. 내 삶이 불효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저 부모자식간의 관계는 그렇게 섧게 보면 섧고, 아름답게 보면 깊다.

추석엔, 혼자서라도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 모셔 놓고,


나름의 차례라도 지내야겠다. 우리 엄마 아빠 세상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토록 깊은 연으로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하게 해주셔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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