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닦기
세 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렇다.
콧물이 수시로 줄줄 흘러내린다. 아이들은 콧물을 스스로 닦을 수 없다. 교사가 닦아주어야 한다.
교사가 콧물이 흐르는 아이를 매번 정성스럽게 닦아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세 살 아이의 살은 아주 아주 연약하다. 코 주변이 빨갛게 되거나 짓무를 수 있다.
학부모에게서 아이의 콧물을 잘 닦아달라는 민원이 들어왔다.
수시로 닦아주었지만 아마 하원 시 아이 얼굴에 콧물이 말라 있었나 보다.
이런 일이 있으니 계속 닦아줘서 아이얼굴이 빨개져도 안되고, 대충 닦아서 얼굴에 코가 말라도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줄줄 흐르는 코를 방치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달인이 되고 있다. 콧물 닦기의 달인.
중간중간은 톡톡. 최대한 휴지와 아이의 얼굴이 맞닿지 않게 주의하고, 아이 하원 전 세수로 최종점검을 하면 된다.
세수할 때 아이 얼굴은 콧물로 미끌미끌, 코딱지가 꼈나 안 꼈나 살펴봐야 한다.
노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시력으로 안경을 치켜올리고 아이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본다.
내가 아무리 중간중간 콧물을 잘 닦았어도 하원 때 신경 안 쓰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러니 아이콧물 관리는 최, 최, 최종이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 집에 갈 때 잘 살펴야 하는 것이다.
대변도 마찬가지다. 중간중간 기저귀를 뽀송뽀송 잘 갈아줬어도 집에 가기 직전 처리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그날의 수고는 헛된 것이다.
방금 전까지 뽀송뽀송한 걸 확인했는데 집에 가면 대변이 발견되기도 한다.
아무리 그날 아이를 이뻐하고 최선을 다했어도 나는 실패한 교사가 되는 것이다.
실패라는 것은 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신경 쓰인다.
그러니 최, 최, 최종 점검이 중요한 것이다.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악몽을 꾸고, 출근 전에 여지없이 가뿐 숨을 달래느라 힘들다.
그럼 나는 일단 출근하기로 한다. 출근해서 몰입하면 이 증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을 아니까 일단 출근만 하자 그런다.
아이들이 모기에 많이 물려서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교사 탓이다. (실제다.)
교사가 잘 관리해주어야 한다.
정교사 선생님이 수시로 모기 물린 부위에 약을 발라준다.
연장반 교사인 나는 바통을 이어받아 모기약을 발라야 한다.
퇴근 전 각 교실과 화장실에 모기약을 뿌려준다.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의 종류가 너무 많다.
이러니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놀아주고, 바카라을 읽어줄 시간이 부족하다.
그저 하원전까지 어디 다치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다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구나 하고 폭풍처럼 하루를 살아낸다.
아이들과 여유롭게 사랑 나누기는 글렀다.
로망이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