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트랙
결혼을 할 때 아내는 스물아홉이었다.
박 대리는 서른이었다.
신혼집은 열여덟 평짜리 빌라였다.
냉장고는 처가에서 사줬고 소파는 인터넷에서 가장 싼 걸 주문했다. 식탁 대신 접이식 상을 펴놓고 밥을 먹었다. 노래는 계속 흘렀다. 박 대리는 고개를 숙였다. 휴대전화 화면이 켜졌다. 아내에게 메시지가 세 개 와 있었다.
-몇 시쯤 와?
-한 시간 뒤.
-애들 먼저 재울게. 오는 길에 우유 하나만 사와. 내일 아침 먹을 게 없어.
박 대리는 화면을 오래 들여다봤다. 결국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집에 들어가면 아내는 아마 자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아무리 늦게 가도 거실 불을 켜놓고 기다렸다.
“왔어?”
소파에 누워 졸다가도 현관문이 열리면 일어났다.
언제부터인가 기다리지 않았다. 박 대리도 왜 기다리지 않느냐고 묻지 않았다. 둘째가 태어나고부터였나.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워크맨을 손바닥 위에서 한번 뒤집었다.
“아이처럼 이라…….”
마흔을 훌쩍 넘은 아저씨가 화단에 앉아 남이 버리고 간 워크맨으로 옛날 노래를 듣고 있었다. 셔츠에서는 고기 냄새와 술 냄새가 났다. 잠시 후 그는 택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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