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엉겅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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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김무균

그동안 고개를 너무 쳐들고 다녔다. 앞으로는 고개를 많이 숙이고 다녀야겠다. 대신 등뼈는 곧게 펴겠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늙은 현자(賢者)라 부르고 싶다.


이놈, 엉겅퀴야!|김무균


보라는 원래

고귀한 색(色)이라

함부로 취할 수 없음인데

강파른 산길 거친 들판에서

제멋대로 자란 네가

감히 상투를 틀고

보라를 취했으니

네 신분을 벗어났다.

본래의 성정이 그러하냐.

거처의 척박함이 네 성정을

그렇게 만들었느냐.

내 너를 보아하니

이름마저 엉클어져

뿌리조차 알 수 없거늘

네가 가시와 대궁을

창과 갑옷으로

반골(反骨)을 드러내느냐.

이놈, 엉겅퀴야!

오늘 내가 네 거친 가시를

초벌로 그슬리고

억센 대궁을 몽둥이로 자근 다져

끓는 물에 데친 후에

장국을 끓여 먹으리니

엉겅퀴야, 엉겅퀴야!

날 때부터 엉겅퀴야!

앞으론 행여

보라를 탐할 생각일랑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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