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凌霄花)

능히 하늘을 이기는 꽃

by김무균

능소화는 꽃보다 사연이 아름답다. 아니, 아름답지 않고, 애절하다. 그래서 더 가슴에 남는다. 능소화는 등나무 같은 덩굴식물이다. 무엇이든 붙잡고 하늘로 오른다. 6월 즈음해서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피었다가 지고, 졌다가 피기를 반복한다. 질 때는 시들지도 않고 지는데, 송이째 떨어진다. 절명絶命, 지조와 절개가 있다 해 서 ‘양반꽃’이라 불렀다.


능소화|김무균


꽃이 예쁜 건

질 것을 알기 때문이고

사랑이 아름다운 건

이별할 걸 알기 때문이다.

꽃은 함께 피어야

더욱 예쁘고

사랑은 멀리 있어

더욱 그리운데

이젠 너를 다시 볼 수 없어

담장 위 붉게 핀

능소화 바라보다

그 꽃잎 우려내어

너를 안듯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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