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추억을 소환한다. 추억 속에는 늘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이, 풍요보다는 가난이, 후련함보다는 아쉬움이, 망각보다는 그리움이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는 원래 만물을 소생케 하는 풍요의 상징인데, 추억을 소환하는 비는 늘 결핍으로 비어 있어서 헤어짐을, 안타까움을, 가난을, 아쉬움을, 그리움을 채워 넣어야 한다.
우경(雨景), 또는 비에 기대어(依雨)|김무균
그리운 님
그리운 지
그리운 비
저리 내리는데,
그리운 길은
어둡고 멀어
그리운 마음
비처럼
아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