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는 왜 이번에는 성공했을까?

사우디와 후티, 그 사이에 있는 이야기

by백진우

네타냐후는 왜 이번에는 성공했을까?


사우디와 후티, 그 사이에 있는 이야기


베냐민 네타냐후가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12년 네타냐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이란 핵개발의 명확한 ‘레드라인’을 설정하라고 압박했다. 그 선을 넘으면 군사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네타냐후가 요구한 방식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란의 핵무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에는 동의했지만, 언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가에서는 두 나라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 (archive.ph)

트럼프 1기 말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네타냐후가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공격을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당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군사행동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결국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바이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24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에도 바이든은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심지어 트럼프 2기가 출범한 뒤인 2025년 봄에도 트럼프는 네타냐후가 원했던 즉각적인 군사행동보다는 협상을 먼저 선택했다. 당시 Reuters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워싱턴에서 미국의 공격 지원을 기대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이란과 새로운 핵협상을 시작하며 그를 당황하게 했다. (Reuters)

물론 2025년 6월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에 직접 가담해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과거의 금기가 이미 한 차례 무너졌다. 그렇기 때문에 2026년의 질문은 단순히 “왜 미국이 처음 이란을 공격했는가?”가 아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훨씬 더 큰 규모의 공동작전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고위 군 지휘부까지 사망했다. 제한적인 핵시설 타격을 넘어 이란 지도부와 군사체계를 직접 겨냥한 전쟁으로 확대된 것이다. (Reuters)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네타냐후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논리는 왜 이번에는 미국의 대규모 전쟁으로까지 이어졌을까?


네타냐후는 상수였다


네타냐후만 보고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바마 때도 그는 이란을 위험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에도 그랬고, 바이든 때도 그랬다. 트럼프 2기 초에도 이란 핵시설을 군사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네타냐후는 변수라기보다 상수에 가깝다.

변한 것은 그를 둘러싼 환경이다.

이란의 방공망과 지역 대리세력의 약화, 핵협상의 반복된 교착, 미국과 이스라엘이 판단한 군사적 기회, 그리고 트럼프의 정바카라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2026년에는 여기에 이전과 조금 다른 이름 하나가 등장한다.

사우디아라비아다.


이번에는 네타냐후 혼자 아니었을까?


《워싱턴포스트》는 2월 28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도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하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공격 전 한 달 동안 트럼프와 여러 차례 비공개 통화를 했고, 미국이 지금 공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이 오히려 더 강하고 위험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전달했다. 그의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국방장관도 워싱턴에서 미국 당국자들에게 비슷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The Washington Post)

흥미로운 점은 사우디의 공개적인 모습과 비공개 보도 사이의 차이다. 당시 사우디는 외교적 해결을 지지했고, 자국 영토나 영공이 이란 공격에 사용되는 것에도 선을 그었다. 사우디 정부 역시 자신들이 전쟁을 밀었다는 해석을 부인했다.

따라서 이것을 “사우디가 전쟁을 사주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질문을 던질 근거는 충분하다.

과거에는 네타냐후가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이란과 지역 패권을 경쟁해온 아랍권의 핵심국 사우디까지 비공개로 비슷한 판단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 하나의 안보 요구와,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동시에 제기하는 지역질서의 문제는 미국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무게가 같지 않았을 수 있다.

네타냐후가 이번에는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이번에는 네타냐후 혼자 말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사우디는 전쟁을 원했던 것일까?


하지만 여기서 사우디를 단순히 ‘전쟁을 원한 국가’로 규정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몇 달 뒤 사우디의 행동이 다시 달라졌기 때문이다.

8월 트럼프가 이란의 에너지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추가 공격을 검토하자, 이번에는 MBS가 트럼프에게 우려를 전달했다. Axios 보도에 따르면 그는 추가 공격이 전쟁을 더 크게 확산시킬 수 있다며 긴장 완화를 요구했다. 다른 걸프 국가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미국을 압박했다. (Axios)

2월에는 공격을 밀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8월에는 공격을 말렸다는 보도가 나온다.

겉으로만 보면 모순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일관된 행동일 수도 있다.

사우디에게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이 약화되는 것은 이익이다.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도 이익이다. 그렇다고 사우디가 이란과의 끝없는 전면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의 힘은 빠져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야드와 유전과 송유관이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즉 사우디가 원했던 것이 전쟁 그 자체라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범위 안에서의 이란 약화였다고 가정하면 2월과 8월의 행동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란은 약해져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에게 오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국제정치에서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전쟁에는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구매할 수 있는 가격표가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주문한 곳에서 멈추지 않았다


2월 28일 시작된 전쟁은 이란 영토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란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걸프 지역의 미군기지와 주변국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전쟁은 호르무즈와 홍해의 해상교통까지 흔들기 시작했다. (Reuters)

그리고 사우디가 가장 우려했을 만한 상황이 나타났다.

후티가 다시 움직였다.

이란과 연계된 후티는 예멘 서부에서 세력을 확대하며 홍해와 바브엘만데브에 접근했고, 사우디 군사시설을 향해서도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동시에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은 친이란 성향의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한 것으로 지목된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여기서는 공격 주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후티가 사우디를 직접 공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동서 송유관 타격 자체는 후티가 아니라 친이란 이라크 세력의 소행으로 지목되고 있다. (Reuters)

그 송유관은 평범한 시설이 아니다. 사우디 동부의 원유를 홍해의 얀부까지 보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게 하는 약 1,200㎞의 전략적 통로다. 하루 약 400만 배럴,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에 해당하는 물량을 이동시킬 수 있는데 현재 가동이 멈춰 있다. (Reuters)

호르무즈가 위험해졌을 때 사용할 보험이었는데, 그 보험까지 공격받은 셈이다.

결국 MBS는 다시 미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이란을 약화시켜달라는 문제가 아니었다.

후티를 상대하는 데 미국의 군사력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이 “아니오”라고 했다


Reuters에 따르면 MBS는 트럼프에게 후티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미군 타격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정보공유와 표적정보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고, 미 중부사령부 수장도 이후 사우디를 찾아 상황을 논의했다. (Reuters)

미국이 사우디를 버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분명히 하나의 선을 그었다.

우리가 직접 싸우는 것과, 당신들이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주 거칠게 번역하면 이렇게 들릴 수도 있다.


“이란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다. 후티까지 우리가 대신 정리해줄 수는 없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한 전쟁 피로나 트럼프 개인의 변덕으로만 설명하면 지금 미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절반밖에 보지 못한다.


미국도 패권의 가격표를 다시 쓰고 있다


2026년 미국 국가방위전략에는 흥미로운 표현이 등장한다.

“The Simultaneity Problem.”

여러 적대국이 여러 전구에서 동시에 움직일 경우 미국이 모든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싸우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동시성의 문제’다.

그리고 미국이 내놓은 해법 역시 상당히 명확하다.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력을 우선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동맹과 파트너가 자신에게 더 직접적인 위협을 우선적으로 바카라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 전략은 유럽과 다른 전구에서 동맹국이 자신들에게 더 심각한 위협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국은 중요하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한다고 적고 있다. (U.S. Department of War)

그러면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행동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미국에게 이란은 자국의 군사력과 걸프의 미군기지, 핵확산과 호르무즈 전체를 위협하는 전략적 상대다.

반면 후티는 사우디에게는 매우 심각한 위협이지만 미국에게 이란과 중국만큼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갖는 상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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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미래를 상상하고, 에세이로 삶을 붙잡으며, 칼럼으로 세상의 구조를 해석합니다.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는 현장에서 시작된 질문은 특허와 SF, 경제철학의 문장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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