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을 살았습니다

by정세복

일요일 오후 세 시, 이런 장면을 생각해 봅니다. 점심을 먹고 설거지도 끝냈습니다. 산바카라을 나갈까 하다가 내일 회의가 떠오릅니다.


자료를 잠깐 읽고 나가려 했는데 다섯 시가 됩니다. 이제 나가면 저녁이 늦어질 것 같습니다. 집에 머무르기로 하니 아까 놓친 항목이 마음에 걸립니다.


컴퓨터를 다시 켜고 나면 저녁에도 월요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이 싫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른 출근, 빽빽한 일정, 대답하기 어려운 보고, 얼굴을 마주하기 불편한 동료가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 사정을 모두 없애지 못한 채 일요일만 편하게 보내자고 하면 말이 잘 와닿지 않습니다. 실제 부담이 있는 만큼 준비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준비를 어디서 끝낼 수 있는지는 따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월요일 준비라고 묶어 둔 일들을 펼쳐 보세요. 옷을 고르는 일, 도시락 재료를 확인하는 일, 회의 자료를 읽는 일, 문제가 생길 장면을 상상하는 일은 성격이 다릅니다. 첫 두 가지는 끝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읽기도 특정 문서와 페이지를 정하면 끝이 보입니다. 반면 예상되는 모든 질문에 답을 만드는 일은 새로운 질문을 계속 낳습니다. 이 일들이 한 덩어리가 되면 준비가 언제 끝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우선 월요일 아침에 없으면 곤란한 것부터 고릅니다. 출입증과 충전기, 제출할 파일, 필요한 연락처럼 실제로 사용할 것들입니다. 파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면 언제 제출하기로 했는지 확인합니다.


일요일까지 하기로 한 업무라면 그 약속을 인정해야 합니다. 매주 주말을 써야 가능한 마감이라면 다음 주에도 같은 부담이 생길 수 있으니 업무량과 일정에 대한 별도 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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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살아있음 사이를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2020년 창업 이후의 고민을 씁니다. 아직 자유를 꿈꾸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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