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누운 사람의 저녁을 가정해 봅니다.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가 내일 보낼 견적서를 떠올립니다. 금액은 확인했지만 첨부할 파일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조금 뒤에는 병원 예약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납니다. 세탁기 안에 젖은 빨래가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떠오릅니다. 몸은 소파에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여러 창이 번갈아 열립니다.
떠오르는 일을 전부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빨래를 지금 꺼내야 할 수도 있고 예약 변경을 오늘 안에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쉬는 동안 할 일 생각 금지'라는 규칙은 생활에서 자주 깨집니다.
생각이 나올 때마다 당장 처리하면 쉬는 시간은 없어지고, 전부 참으면 꼭 해야 할 일까지 놓칠까 걱정됩니다. 그 사이에 사용할 작은 자리가 필요합니다.
종이나 메모 앱 하나를 정해 보세요. 새 도구를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일정과 할 일을 적는 곳이 있다면 거기에 붙이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적은 일을 다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엌의 메모, 휴대전화 메모, 업무 프로그램에 각각 흩어 두면 적고도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해서 일이 더 생깁니다.
"견적서"라고만 적으면 나중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내일 오전 컴퓨터를 켜면 공유 폴더에서 첨부 파일 이름 확인"까지 적어 봅니다.
일을 전부 해결하는 대신 다음에 시작할 행동을 남기는 것입니다. 이미 파일을 확인했다면 다시 확인할 필요 없이 "발송할 메일에 파일 붙이기"라고 적어도 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