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빈 낭독 #Twilight #Oshio Kotaro
밤은 신비로운 시간입니다.
낮에는 숨어 있던 달과 수많은 별이 어두워진 하늘에 나타나면서 우주를 보여줍니다. 그 거대한 품 안에 있는 우리가 먼지처럼 작아집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낮에 있던 일들이 달리 보입니다. 크고 무겁던 것들이 작고 가벼워집니다. 별일 아닌 것에 성내고 민감하게 감정을 일으킨 건 아닌지, 성공과 행운 앞에 지나치게 들뜬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성취와 자부심 앞에서 겸손해지고, 허우적거리던 슬픔과 고통의 늪에서 바닥을 찾아 딛고 일어섭니다.
매일 밤 찾아오는 우주는 우리를 성찰하고 자각하게 하면서, 작지만 반짝이는 빛으로 넓은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아름다운 별이 되게 합니다.
밤에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조용히 많은 일을 합니다. 지친 세포를 복구하고 근육을 회복합니다. 면역 세포도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디스크 정리를 합니다. 필터링 없이 받아들인 수많은 데이터를 정보화해서 기억하고, 뇌에 쌓인 노폐물도 처리합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의 숙면은 이런 기적이 일어나는 골든 타임입니다.
그런데 올빼미들에게는 이 무렵이 하루 중에서 남다르게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계획합니다. 글도 쓰고 음악도 들으며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즐깁니다. 오롯이 나의 시계에 맞춰 보내는 꿀같은 시간은 또 다른 이름의 골든 타임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클로징, 누군가에게는 오프닝인 시간, 자정입니다.
어두운 오크통 안에서 와인과 위스키, 브랜디, 테킬라가 각각 다른 매력의 뉘앙스와 아로마로 깊어가듯이, 깊고 어두운 밤을 보내며 우리 삶의 향기도 저마다의 모습으로 그윽해집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과 이야기, 그리고 올빼미 DJ가 밤에 어울리는 곡으로 모아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이 신비로운 시간에 기대어 고단한 날개를 쉬어가세요.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곳, <은수빈 라디오_자정의 오프닝>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Zhnr6ULHy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