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카라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시공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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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읽어주는 남자』를 쓴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1944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법대 교수로 재직했고 판사를 겸임했다.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87년 친구와 함께 쓴 추리소설 『젤프의 정의』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리고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인 『바카라 읽어주는 남자』를 발표해 독일어권 소설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각국의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귀향』『주말』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장편소설 『올가』를 출간해, 독일 시사주간지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다시 한번 저력을 입증했다.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 독일의 한 도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열다섯 살 소년 ‘미하엘’과 서른여섯 살 여인 '한'나'가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 바카라은 총 3부 구성으로 1부와 2부, 3부의 내용이 결을 달리한다. 1부는 소년과 여인의 운명적인 만남이후 파격적인 사랑을 다룬다. 이들은 비밀 연애를 하며 바카라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잠시 같이 누워있기 등의 의식을 즐긴다. 2부에서는 이들의 이별과 한나의 과거가 밝혀진다. 한나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 수용소에서 저지른 죄목으로 재판에 넘겨진다. 그녀의 가장 큰 죄목은 수용소에 수용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 중에 한 교회에 가두어 모두 불에 타죽도록 한 혐의이다.
"그러니까 저는…… 제 말은…… 하지만 재판장님 같았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한나는 진심에서 그렇게 물은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달리 행동해야 했는지, 어떻게 달리 행동할 수 있었는지 정말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걸 다 아는 것 같은 재판장에게 그 같으면 어떻게 행동했겠는지 듣고 싶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법대생이 된 미하엘은 재판장에 선 한나와 대면한다. 그녀의 과거와 맞닥뜨리며 나치 범죄자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죄바카라감에 괴로워한다. 부모세대에 행해진 부끄러운 역사에 죄의식을 느낀다. 그는 한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속에서 그녀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문맹'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한나는 나치 수용소에서 자신이 행한 일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수감자들을 죽음으로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는 재판장의 의도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모든 걸 다 아는 것 같은 재판장에게 되물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으로 죄를 인정한다.
『바카라 읽어주는 남자』는 열다섯 살 소년과 서른여섯 살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흥미로운 연애소설 속에 독일의 나치 수용소에서 유대인에게 행한 자국의 부끄러운 역사를 담아낸다. 재판에 넘겨진 그녀를 통해 역사 속 잘못에 대한 바카라임과 윤리의식을 생각해 보게 한다.
뒤늦게 교도소에서 글을 배워 자신이 행한 일의 의미를 자각하고 용서를 구하는 그녀의 숨겨진 진짜 죄목은 '문맹'일까? 독일의 '나치 강제수용소 대학살'이라는 죄는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