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살고 있는가

오늘, 마음이 쉬어 갑니다

by심월


하루가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될 때가 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지만, 결국 마음속에서만 맴돌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익숙한 자리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림바카라 《봄날의 개》의 주인공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정자나무에 묶여 살아가는 개는 마을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아 ‘봄날의 개’라 불렸습니다. 낮에는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았지만, 밤이 되면 슬픈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봄 들판을 마음껏 달리고 싶었지만, 목줄에 묶여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밤마다 ‘끼잉 끼잉’ 울음을 삼키던 개에게 어느 날 마음이 물었습니다.

‘왜 목줄을 끊고 도망가지 않느냐고?’

그러자 봄날의 개가 대답합니다.

‘너무 오래 묶여 있어서…… 목줄 끊는 법을 잊어버렸어…….’


오랫동안 같은 삶의 방식에 길들여지면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 잊게 됩니다. 자신이 원래 어떤 사람인지,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조차 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삶이 안온하다면 이를 내려놓는다는 게 어렵습니다. 목줄은 자신을 지켜주는 결정적인 안전장치이니까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공저자 알렌 코헨은 그의 시 〈얼마나 가슴으로 살고 있는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잘 살았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그 말을 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그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권합니다.

“나는 오늘, 얼마나 가슴으로 살고 있는가?”


그림바카라 《봄날의 개》의 마지막 장면에는 글이 없습니다. 대신 목줄을 끊고 꽃이 만발한 초원 위를 힘껏 뛰어오르는 개의 모습이 채워져 있습니다. 붉은 혀를 내민 채 하늘을 향해 몸을 던지는 장면 사이로 꽃잎들이 바람에 따라 흩날립니다.


그림바카라은 봄날의 개가 어떻게 목줄을 끊어냈는지 보여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리라는 걸 말이지요.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목줄을 끊는 법이 아닙니다. 비록 무뎌졌지만, 그 본능은 이미 우리 안에 있으니까요. 그 대신 알렌 코헨의 표현대로 ‘지금 이 순간 삶의 한가운데’에 가슴이 시키는 것을 놓아두는 일일지 모릅니다. 잊고 지냈던 마음 하나를 다시 바라보는 일, 가슴이 향하고 있는 방향을 외면하지 않는 것.


커다란 변화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마음 깊이 오래 품은 것은 늦더라도 삶 어딘가에서 결국 모습을 드러내곤 하니까요.


[작은 명상]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잠시 심장의 박동을 느껴봅니다. 그리고 나직이 물어보세요.

“내 가슴은 오늘, 어디로 달리고 싶어 하는가?”

그 쿵쾅거림을 잠시 따라가 봅니다.


#지친날그림바카라명상

#오늘마음이쉬어갑니다

#가슴으로살고있는가

#알렌코헨

#그림바카라_봄날의개

#시와그림바카라사이

#나를돌보는그림바카라명상

월요일 연재
이전 03화그냥 곁에 있어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