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다녀오며

by단미

주말마다 결혼식에 다녀왔다. 여름인데도 부쩍 결혼식이 많아진 느낌이다. 어지간하면 더운 여름을 피해서 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현실이다.


결혼 전이나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에 본 결혼식과 긴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성장하고 난 후에 결혼식에 참석하는 마음이 많이 다르다. 젊은 시절에는 결혼식을 핑계로 친구들과 만나서 즐거운 모임시간을 갖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주로 친구들 결혼식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좀 더 나이 든 후에는 친구보다는 가족의 결혼식이 많아졌다. 시댁으로 연결된 가족까지 범위가 넓어지니 그동안 잘 몰랐던 친척들을 좀 더 가까이 알게 된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몰랐던 어른들과 그분의 자녀들까지 얼굴을 익히는 시간이 되고 다음 결혼식에서 만나게 되면 더 반갑게 마주하기도 한다.


집안의 어른이 먼 길 떠나시고 세대교체하듯 가정에서 어른의 자리가 바뀌게 되면 그에 따른 바카라임과 의무도 함께 따라온다. 그동안 아버지의 역할에 맞춰 모든 애경사에 의무적으로 참석했던 그 자리를 자식이 이어받게 된다. 그리하여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이제는 의무감에서라도 모든 애경사에 참석하게 된다.


이미, 나의 자식이 성인이 되고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 집안의 남아계신 어른들은 이미 꽤나 나이가 많은 상황이다. 결혼식에 가면 그동안 뜸했던 가족의 이런저런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제는 좋은 소식보다는 염려스러운 소식이 많음을 실감하게 된다.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해 계셔"

"당뇨가 심해서 고생 중이야"

"눈이 안 보여서 불편해"


어른들의 나이가 나이인지라, 여기저기 아픔이 찾아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갈수록 불편한 상황이라는 소식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프고 싶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아픔도 있고, 꾸준히 관리를 해도 별 수 없이 찾아오는 아픔도 있다. 오랜만에 만난 어른들을 보면서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만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소식이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식에 가서 다른 가족의 성장한 자녀들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된다. 요즘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젊은이가 많은데,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까지 약속했으니 얼마나 기특하고 반가운 소리인지.


먼저 결혼한 자녀가 아이를 낳아 예쁜 아기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요즘 보기 드문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예쁜 아기의 손짓하나 눈웃음하나에도 모두가 웃음으로 환호한다.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의 어머니가 화촉 밝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곧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신랑신부 입장을 보면서 아들딸이 입장하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하던 친척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는 결혼식장에서 마냥 즐거웠던 예전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지만, 예전만큼 왕래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결혼식은 가족의 또 다른 만남의 시간이 된다. 이런저런 소식 중에 나이 많은 집안의 어른이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소식이 무엇보다 반갑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역시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다.


내 아이가 결혼해 손자손녀가 태어나고, 내 나이가 더 많아져 집안의 어른이 된 후에라도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