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추천하는 패션 - What Women want
영화로 패션을 추천드리는 칼럼입니다. 오늘은 2000년대 뉴욕의 스타일을 볼 수 있는 영화, 'What Women Want'입니다. 멜 깁슨이 주연을 한 영화로 여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바람둥이 남성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당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주는 스타일로 타임 킬링용으로 봐도 될 만큼 재미있고 또 촌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추천드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패션'입니다. 소위 뉴욕에서 기획자로 잘 나가는 남성 멜 깁슨의 스타일이 지금의 미니멀한 스타일과도 잘 연결되거든요. 이번 칼럼은 25년 전 뉴욕에 있었던 시크함이 어떻게 지금과 연결되는지, 그리고 어떤 스타일을 고민해 보면 좋을지 제안드립니다. 우리가 여성분들의 마음은 읽지 못하더라도, 여성분들의 마음에 들게끔 옷을 입는 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요!
90년대 후반 뉴욕을 지배했던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합니다. 이는 과한 화려함보다는 정갈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현재의 모습과 닮아있죠. 잘 재단된 재킷과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차분한 폴로 니트, 그리고 낙낙한 팬츠는 도시 남자의 멋과 여유와 시크함을 함께 담아줍니다. 멜 깁슨이 보여주는 스타일은 브랜드 COS와 스튜디오 니콜슨, 그리고 르메르 그 모든 것들이 섞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정갈하면서도 멋진 이 스타일,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기본 컬러'의 힘
우리의 옷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블랙, 네이비, 베이지, 화이트. 영화는 이 기본 컬러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가장 근사한지를 교과서처럼 보여줍니다. 튀는 색감으로 시선을 끄는 대신, 차분한 톤온톤 매치로 완성한 스타일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실패 없는 선택입니다.
어떤 것도 컬러의 위험함을 선택하지 않는 영민한 조합은 조금은 심심할지 언정 실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소재가 좋다면요, 핏과 완성도가 훌륭하다면 컬러는 더 힘을 가집니다. 제가 늘 드리는 말씀, 기본에 가까울수록 퀄리티에 집중할 것. 이게 이 영화에서 나오는 멜 깁슨 스타일의 중심입니다.
영화에서 멜 깁슨이 입는 셔츠는 기본의 드레스 셔츠가 아닌 캐주얼과도 연결할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묘하게 도회적인 컬러는 어두운 도심의 하늘 아래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이런 컬러의 셔츠는 밤에 잘 어울리는데, 깊은 밤 야경 속에서나 어두운 바(BAR)에서 그 매력을 다합니다. 셔츠 하나가 가진 힘은 여유로운 핏과 더불어 매력적인 컬러에서 나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셔츠 한 장의 힘이 이렇습니다.
베이식한 브이넥 니트 안에 티셔츠를 입는 것은 이때부터도 꽤 기본적인 스타일링이었습니다. 지금 트렌드가 된 이 스타일링법이 여기서도 보입니다. 요즘처럼 레드 컬러 니트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지처럼 안정적인 블랙 컬러와 그레이 컬러의 조합은 그 누가 해도 어색할 일이 없죠.
영화 'What women want'에서 보이는 2000년 뉴욕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베이식한 컬러와 디자인, 하지만 확실한 건 좋은 소재와 넉넉한 핏으로 여유롭고 고급스러움을 표현했고 이를 부드럽게 잘 녹여냈습니다. 당장 내일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영화 속 스타일을, 과거의 뉴욕을 생각하면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완벽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여성의 마음을 읽어낸 스타일, 그게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