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뜨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5월이면 저는 여름 재킷을 꺼냅니다. 리넨이나 얇은 울처럼 계절감을 살린 소재에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힌 재킷을 툭툭 털어 입고, 얇은 폴로 니트를 곁들입니다. 이만한 여름 스타일도 없을 것입니다. 조금 선선할 때는 긴팔 셔츠를, 더워지기 시작하면 얇은 폴로 반팔 니트를 매치하곤 하죠. 한여름에는 가볍게 들고 다니다가 다소 쌀쌀해진 밤에 걸치기에도 그만입니다.
하지만 화이트 재킷의 단점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발생하는 오염입니다. 7년 전 구매한 딸리아또레(Tagliatore)의 화이트 울 더블 재킷은 목 부분과 소매가 꽤 오염되었고, 3년 전 들인 수트서플라이의 리넨 더블 재킷도 벌써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군요. 이럴 때야말로 새로운 화이트 재킷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미 다양한 화이트 재킷(싱글 피크드, 더블, 턱시도 재킷 등)을 갖추고 있지만, 오직 '여름만을 위한' 화이트 재킷은 또 이야기가 다르니까요.
여름의 쨍한 날씨 속에서 가장 빛나는 옷은 단연 천연 소재로 만든 옷입니다. 내리쬐는 햇빛이 조명이 되는 이 시기에는 밝은 천연 소재 재킷이 그 어떤 아이템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여러 대안을 찾던 중, 여름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브랜드 ‘라르디니(Lardini)’의 화이트 더블 재킷을 발견했습니다. 우아하면서도 경쾌한 화이트 코튼 소재로 제작된 모델입니다.
이 재킷은 여름용으로 흔히 쓰이는 리넨이나 얇은 울이 아닌, 100% 코튼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두께가 얇아 초여름까지 입기 좋으면서도, 리넨처럼 예민하지 않아 관리가 수월하고 형태감이 탄탄합니다. 어디에나 편하게 걸칠 수 있는 이 믿음직스러운 소재는 격식을 차린 디너 자리보다는, 친구들과 편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에 더 잘 어울립니다. 무언가 묻어도 가볍게 닦아낼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고 캐주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사치스러울 만큼 하얀 소재가 결코 가벼워 보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섬세한 조직감이 느껴지는 코튼 원단은 가까이서 보면 마치 스트라이프 패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햇빛 아래 은근하게 드러나는 이 조직감은 새침하게 자신의 고급스러움을 드러냅니다. 덕분에 캐주얼한 차림 위에서도 충분한 격식을 갖춰주는 고마운 아이템이죠.
오늘 저는 이 재킷 안에 성글게 짜인 리넨 반팔 셔츠와 와이드 핏의 서머 울 팬츠를 매치했습니다. 셔츠 단추를 과감히 풀고 안에 슬리브리스 티셔츠를 받쳐 입어 개방감을 주는 동시에, 화이트 컬러로 이어지는 재킷-셔츠-티셔츠 레이어링의 묘미를 살려보았습니다.
아직 여름 재킷을 고민 중이라면, 나일론 소재의 무뚝뚝함보다는 새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매력을 지닌 코튼 화이트 더블 재킷을 권해봅니다. 도심은 물론 휴양지에서도 그 진가를 충분히 발휘할 테니까요.
*화이트 더블 재킷의 다양한 스타일링을 아래 보여드립니다. 참고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