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처음으로
저의 삶을 돌아보면, 이른 아침을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새벽에 교회로 달려가서 예배를 드리고, 그 성전에 조용히 앉아 마음껏 기도를 드리고 올 수 있었던 시간을 기억해 봅니다. 그 때의 기쁨과 평안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새벽에 교회를 가기가 어렵게 되면서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저의 바카라상 앞에 앉아 성경을 펼쳤습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때로는 필사하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잠이 일찍 깨서 새벽에 눈이 떠진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나이가 들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게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일어나자마자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바카라상 앞에 앉진 못했지만 어쨌든 이른 아침의 시간을 말씀과 기도로 시작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 시간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있습니다.
작년부터는 아침에 묵상을 한 후에, 말씀에서 깨달은 것과 기도를 노트가 아닌, 인터넷에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일 년만 써보고자 했던 저의 생각은 일 년을 넘기는 시점에서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이 일은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고, 제 삶에 참된 기쁨과 평안을 주었습니다. 말씀 안에서 누린 기쁨과 평안을 저 혼자만 품고 있기에는 아쉬웠습니다. 다른 분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 더 깊게 깨달은 후의 저의 삶은 그 이전과는 다른 삶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건강의 복과 평안을 빌지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누리는 축복과 평안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이어져 온 저의 아침 묵상은 시편을 차례로 묵상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을 여러 번 읽고, 이해되지 않는 구절이나 단어를 찾아보았습니다. 어느 날은 오전 시간이 다 지나도록, 때로는 하루 종일 한 구절에 마음이 붙들려 있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지나온 삶 가운데 세밀하게 심어 놓으신 것들이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에 하나씩 나타나 묵상의 풍성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깨닫지 못하고 있던 말씀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서른 살이 되면서 성경을 통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목사님께서 "하루에 석 장씩, 주일에는 다섯 장 씩 읽으면, 일 년에 한 번을 읽을 수 있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 번 이상씩은 통독을 했습니다. 물론 두 번 이상 읽은 때도 있었고, 어떤 해에는 무슨 이유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지만 여섯 번을 읽기도 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를 생각하면 적어도 서른 번 이상 성경을 통독한 셈입니다. 이 이야기가 혹시 자랑처럼 들릴까 싶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통독의 횟수가 아닙니다. 그렇게 여러 번 성경을 읽었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고, 읽었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읽을 때마다 새롭고, 처음 보는 것 같은 단어와 구절이 나타나고, 매번 새롭게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묵상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는 한두 구절을 붙들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통독했던 시간들이 없었다면, 몇 구절을 붙들고 깊이 묵상하는 일이 지금처럼 큰 은혜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날그날 어플에서 무작위로 주어지는 말씀을 붙들고 묵상하기를 일 년 가까이 이어가던 어느 날, 문득 시편을 처음부터 차례로 읽으며 묵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되도록이면 하루에 한 편씩 읽고 싶었지만, 긴 시편들은 나누어서 읽어야 했고, 119편 같은 아주 긴 답관체의 시는 22개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22일에 걸쳐 묵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80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말씀 앞에서 여러 번 감동했고, 감사했습니다. 그 시간은 제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저의 마음은 시편 묵상을 마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조금 더 천천히 읽으며 중간중간 암송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묵상하면서 가장 깊은 은혜를 받은 시편은 119편과 147편이었습니다. 제 삶의 남은 시간 동안 저는 이 시편들을 계속 읊조리며 하나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시편을 묵상하기 전에 제가 알고 있던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죽기까지 사랑하셔서 그 외아들을 내어주시고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편 묵상을 마친 후에는 그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고 전능하신 분이신지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지극히 낮아지셨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시편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낮아지심과 십자가의 죽으심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사랑인지를 조금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시고, 우리의 상처를 싸매 주시는 분입니다. 저는 저의 남은 날 동안 시편을 묵상하며, 이 위대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아침마다 찬양할 것입니다.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2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4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5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6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 -시편 1:1~6-
<오늘의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시편의 말씀을 따라 150편의 길을 걸어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기쁠 때에도, 마음이 무너질 때에도, 길을 잃은 것처럼 막막할 때에도
시편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말씀 안에서 위로와 소망을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위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오셨다는
그 놀라운 사랑을 더 깊이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의 남은 날에도 말씀을 더욱 가까이하게 하시고,
아침마다 하나님을 먼저 바라보게 하소서.
시편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때로는 읊조리며,
제 삶의 모든 순간에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소서.
제가 받은 은혜를 저만 간직하지 않게 하시고,
다른 이들에게도 위로와 소망이 되게 하소서.
오늘도 말씀으로 저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저의 남은 날들이 말씀 안에서 더욱 깊어지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날마다 찬양하는 삶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https://youtu.be/VfI579uBq2s?si=QITaRIpXpBwN9A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