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도전 리더십과 성공 전략 6

06 - 성공전략 05. 최고의 사람을 데려와 맡겨라

by김용년

성공전략 05. 최고의 사람을 데려와 맡겨라


독일 군사 조직의 리더십을 설명할 때 오래전부터 자주 인용되는 흥미로운 분류가 있다.


장교를 지능과 행동 성향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이른바 ‘똑부·똑게·멍게·멍부’의 법칙이다. 흔히 독일 장군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에쿠오르트(Kurt von Hammerstein-Equord)의 분류로 알려져 있으며, 에리히 폰 만슈타인의 말로 소개되기도 한다. 정확한 원전 출처를 둘러싼 여러 견해가 있지만, 이 비유가 던지는 조직 관리의 시사점만큼은 명확하다.


첫째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똑부)’, 둘째는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똑게)’, 셋째는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멍게)’, 마지막은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멍부)’이다.


이 분류에서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치밀한 실행력이 필요한 참모 역할에 적합하고,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은 지시받은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본다. 반면 판단력은 부족한데 지나치게 부지런한 사람은 잘못된 방향으로 조직을 몰고 갈 수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형으로 꼽힌다. 흥미로운 대목은 최고 지휘관에게는 오히려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이 적합하다고 본 점이다. 복잡한 상황에서도 핵심을 꿰뚫어 판단하되, 모든 실무를 자신이 직접 통제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왜 최고의 리더에게 ‘게으름’이라는 역설적인 덕목을 요구했을까?


여기서 말하는 게으름은 나태나 방임을 뜻하지 않는다. 무엇이 본질인지를 명확히 분별하고, 사소한 실무까지 사사건건 개입하려는 유혹을 의도적으로 절제하는 능력에 가깝다. 큰 방향과 기준은 엄격히 세우되, 세부 실행은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겨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리더가 지나치게 부지런해서 모든 현장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조직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를 멈추고 리더의 입만 쳐다보는 수동적인 집단으로 굳어지기 쉽다.


정의선 회장의 인사 행보에서도 이와 닮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피터 슈라이어(디자인), 알버트 비어만(고성능차 R&D), 그리고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CEO로 영입된 로히트 프라사드(AI 플랫폼)처럼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진정한 차별점은 인재를 데려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자의 전문성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할과 바카라임을 맡기는 환경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아내고,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믿고 맡기는 것. 그것은 리더 혼자 모든 정답을 쥐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뛰어난 인재들의 지능과 실행력을 조직의 미래 경쟁력으로 전환해내는 가장 지혜로운 용인술이다.


아무리 유능한 리더라도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다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리더 한 사람의 시간과 역량은 결코 무한하지 않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최고경영자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은 빠르게 한계에 부딪힌다. 결국 뛰어난 리더란 혼자서 모든 정답을 찾아내는 영웅이 아니라, 조직의 빈자리를 채워줄 최고의 전문가를 찾아내 그들에게 승부의 판을 깔아주는 설계자다.


기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서 결정된다.


아무리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도, 그것을 현실에서 움직이고 성과로 만들어낼 사람이 없다면 전략은 결국 문서 속 계획에 머문다. 반대로 조직이 풀어야 할 핵심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고,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사람을 찾아 충분한 권한과 바카라임을 맡기면 변화의 속도는 놀라울 만큼 달라질 수 있다. 탁월한 리더는 자신이 모든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냉정하게 살피고, 조직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보강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먼저 찾는다. 그리고 그 역량을 갖춘 적임자를 찾아 중요한 일을 맡긴다.


인재 경영의 출발점은 좋은 사람을 찾는 데 있지 않다. 먼저 조직이 풀어야 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데 있다.


이 관점은 제프 스마트(Geoff Smart)와 랜디 스트리트(Randy Street)가 쓴 『누구(Who: The A Method for Hiring)』의 인재 선발 원칙과도 연결된다. 두 저자는 사람을 뽑기 전에 그 사람이 맡아야 할 일과 달성해야 할 성과, 필요한 능력을 먼저 분명히 하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제안한 방법이 ‘스코어카드(Scorecard)’다. 스코어카드는 그 사람이 왜 필요한지, 어떤 성과를 내야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정리한 인재 선발 기준표다. 단순히 학벌이나 경력, 첫인상이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장 잘 풀어낼 사람을 찾으라는 뜻이다.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먼저 어떤 일을 맡길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유명한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우리 브랜드만의 얼굴을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정의해야 한다. “뛰어난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차량의 주행 성능과 기본기를 한 단계 끌어올릴 사람이 필요하다”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보는 것이다. 그래야 조직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아 적절한 자리에 맡길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시대의 주요 인재 영입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더 선명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대 중반 기아의 디자인 혁신이다. 당시 기아에 필요했던 것은 단순히 차를 예쁘게 그리는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현대차와 겹치지 않으면서도, 멀리서 봐도 “저 차는 기아다”라고 느낄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가 필요했다. 결국 문제는 사람을 데려오는 데 있지 않았다. 기아만의 얼굴을 만들어줄 사람을 찾는 일이었다.


기아는 2006년 폭스바겐과 아우디에서 경력을 쌓은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를 디자인 총괄로 영입했다. 당시 한국 완성차 기업이 세계적인 외국인 디자이너를 핵심 바카라임자로 영입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선택이었다. 슈라이어는 기아만의 통일된 디자인 철학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타이거 노즈’ 그릴로 대표되는 일관된 디자인은 기아의 브랜드 정체성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요한 것은 유명 인사를 데려왔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먼저 ‘기아만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제를 선명히 규정하고, 그 과제를 풀 수 있는 인물을 찾아 중요한 역할과 권한을 맡겼다는 점이다.


디자인이라는 과제를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또 다른 본질적 숙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브랜드의 외형을 다듬은 만큼, 자동차 본연의 주행 성능과 기본기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에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링 전문가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을 영입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주행 성능과 고성능차 개발 역량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피터 슈라이어가 시각적 정체성을 세웠다면, 알버트 비어만은 자동차의 주행 감각과 성능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과제가 등장했고, 그때마다 필요한 인재의 역량도 달랐던 것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3위권 기업으로 올라서면서 인재 배치의 범위도 디자인과 기술을 넘어 경영 총괄 영역으로 넓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세 무뇨스(José Muñoz)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11월 그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고, 그는 2025년 1월부터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CEO로 역할을 맡았다. 무뇨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현대차에서도 북미권역본부장과 글로벌 최고운영바카라임자(COO)를 거치며 북미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의 선임은 단순히 ‘외국인 CEO’라는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한 인사가 아니었다. 글로벌 시장, 특히 북미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장을 잘 아는 경영자에게 경영의 바카라임을 맡긴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적이 아니라, 지금 현대차가 풀어야 할 문제를 누가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느냐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차그룹의 인재 영입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라는 미래 패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아마존의 음성 AI 플랫폼 ‘알렉사(Alexa)’의 성장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Rohit Prasad)를 전격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인사 역시 단순히 명망 높은 테크 거물을 데려온 이벤트가 아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이룬 하드웨어의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공지능 플랫폼과 대량 양산, 상용화라는 복합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 글로벌 빅테크에서 제품화와 플랫폼 생태계를 일군 최적의 인재를 전면에 세운 것이다. 문제를 먼저 정확히 정의하고, 그 문제를 가장 잘 풀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충분한 권한과 바카라임을 맡기는 정의선식 용인술이 미래 첨단 산업에서도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인재를 영입했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펩시콜라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 존 스컬리(John Sculley)의 사례가 그렇다. 1983년 잡스는 “평생 설탕물이나 팔겠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잡겠습니까?”라는 유명한 말로 스컬리를 설득했다. 스컬리는 펩시에서 탁월한 마케팅 성과를 거둔 경영자였고, 애플에서도 초기에는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제품 전략과 경영 방향을 놓고 심각하게 충돌했고, 결국 1985년 잡스가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떠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애플은 성장과 어려움을 모두 경험했고, 스컬리도 1993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은 유명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도 조직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르고, 상호 신뢰가 무너지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나는 삼성에서 30년 동안 인사·채용·교육과 경영 현장을 경험했고, 그중 20년간 글로벌 장학사업을 총괄하며 1,000명이 넘는 뛰어난 인재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화려한 스펙보다 새로운 과제 앞에서 스스로 배우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해내는 태도가 핵심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는 일은 절반에 불과하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스스로 판단하고 도전할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으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렵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시작일 뿐, 그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과감한 권한, 전폭적인 지원을 부여할 때 비로소 한 사람의 역량이 조직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전환된다.


좋은 인사는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선택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을 데려오는 화려한 이벤트도 아니다. 조직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난제가 무엇인지 먼저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다. 그러나 최고의 인재를 찾아 데려오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사람을 잘 고르는 것과, 그 사람이 온전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좋은 인재를 알아보는 눈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리와 환경을 만드는 일은 더 중요하다. 최고의 사람을 데려와 기존 방식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강점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판을 설계해야 한다.


외부의 뛰어난 전문가를 영입했다면, 그 사람의 전문성이 기존 조직의 관료주의에 눌리지 않고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목표와 기준은 분명하게 세우되, 실행의 세부 방법까지 리더가 일일이 결정하려 들면 인재 영입의 의미는 크게 줄어든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사람이라면, 그의 경험과 전문적 판단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과 바카라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성숙한 리더십은 직접적인 통제보다 정교한 배치에 가깝다. 리더가 모든 답을 직접 내놓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누가 가장 잘 풀 수 있는지를 분별하고 그 사람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고의 사람을 데려오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자리에 놓아주는 능력이다.


앞으로 정의선 회장의 인재 경영은 더욱 복잡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자율주행차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로 사업이 확장될수록 기존의 자동차 산업 경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분야의 인재들이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의 구조와 생산 현장을 잘 아는 엔지니어와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전문가가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축적해 온 제조업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바카라임감, 소프트웨어 개발의 빠른 실험과 개선 방식이 서로의 장점을 살리며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진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의 목표와 성과 기준 아래 협력할 수 있도록 역할과 바카라임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미래의 경쟁력은 뛰어난 인재 한 사람의 능력뿐 아니라, 서로 다른 인재들의 능력을 하나의 성과로 연결하는 조직의 힘에서 나온다. 이 원리는 대기업의 경영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을 운영하거나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작은 프로젝트 팀을 이끄는 리더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누군가를 채용하거나 동업자를 찾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지금 우리 조직에 가장 결핍된 것은 무엇인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떤 구체적 역량이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성찰 없이 사람부터 찾기 시작하면 화려한 이력서, 나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 단순히 대화하기 편한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기 쉽다. 하지만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 반드시 조직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나와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졌더라도, 조직의 약점을 가장 정확하게 보완해줄 수 있는 인재가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일 수 있다.


개인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한 사람이 모든 영역에서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영역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과 기꺼이 손잡는 것이다. 혼자 모든 능력을 갖추려 애쓰기보다, 서로의 강점을 연결할 때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


리더가 모든 답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다루는 문제의 종류가 복잡해질수록 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진짜 역량은 모든 영역에서 최고가 되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안목이다.


진짜 리더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다. 최고의 사람을 알아보고, 중요한 일을 맡길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러한 위임과 신뢰의 리더십은 기업의 경영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의선 회장이 오랫동안 지원해 온 대한민국 양궁에서도 사람의 역량을 끌어내는 중요한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2026년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현장을 찾은 정 회장은 선수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을 믿으며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용 숙소와 휴게 공간, 맞춤형 식단을 준비하고 현지 경기 환경을 재현한 훈련까지 지원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인재에게 중요한 일을 맡겼다면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재를 믿고 필요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 이것이 뛰어난 사람의 역량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성숙한 리더십이다. 그리고 적임자를 찾아 세웠다면 과감하게 맡겨야 한다. 맡긴다는 것은 무바카라임하게 방치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목표와 바카라임을 분명히 하고, 필요한 자원을 뒷받침하며, 결과에 대해서는 함께 바카라임지는 신뢰의 결단이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전문가 대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데 있다.


이러한 인재 경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최고경영자와 임원, 직원의 역할도 분명해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조직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제시하고 그 과제를 바카라임질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정의선 회장이 앞으로도 세계적인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되, 그들이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맡기는 경영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보틱스처럼 새로운 분야에서는 전문가에게 과감하게 맡기면서도, 사업의 목표와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은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임원은 전문가에게 맡긴 일에 불필요하게 간섭하기보다 목표와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필요한 자원과 부서 간 협력을 지원해야 한다. 직원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단순한 자율로 받아들이지 않고, 전문성을 발휘해 약속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바카라임으로 연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권한을 위임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목표의 진척과 어려움을 함께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카라임을 떠넘기기보다 함께 해결하는 일이다.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기되, 목표는 분명히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리더가 함께 바카라임져야 한다.


이는 수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홀로 시작한 1인 기업가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스타트업 창업가에게도 사람을 찾고 활용하는 지혜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려는 ‘만능 대표’의 덫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사업이 성장할수록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생긴다. 부족한 마케팅 역량을 보완해 줄 파트너, 고객을 세심하게 관리할 직원,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 한 사람을 찾아 중요한 일을 맡기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반드시 많은 직원을 채용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분야의 프리랜서나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뛰어난 능력을 활용하는 지혜, 그것이 작은 사업을 더 큰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사람을 쓰는 일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소한 일까지 간섭하며 손발을 묶는 미세 통제와, 기준 없이 내버려 두는 무바카라임한 방임이다. 진정한 위임은 그 중간에 있다. 조직이 풀어야 할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적임자에게 필요한 권한과 자원을 맡기되, 최종 결과에 대한 바카라임은 리더가 함께 지는 것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정의하라. 그리고 그 문제를 가장 잘 풀어낼 적임자를 찾아 과감하게 판을 열어주어라. 결국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화려한 기획서가 아니라, 그 기획을 현실의 성과로 증명해내는 최고의 사람이다.






[목차 안내]


바카라 제목 :『정의선의 도전 리더십과 성공 전략』


대한민국 3세대 경영자 시리즈 제1권


서문. 승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라

1장. 왜, 지금 정의선인가?

2장. 현대차를 만든 두 거인, 정주영과 정몽구

에피소드 1. 뚝심에서 혁신으로


(중략)


4장. 기아에서 시작된 정의선의 첫 번째 승부

에피소드 2. “그럼, 해보죠”


(중략)


9장. 왜 정의선은 로봇에 베팅했는가?

10장. 정의선의 다음 승부수, Physical AI

에피소드 7. 정의선의 글로벌 AI 동맹


(중략)


14장. 정의선의 경영 철학

15장. 사람을 얻는 정의선의 인사 철학

에피소드 11.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정의선


(중략)


19장. 정의선의 3대 도전 과제와 돌파 전략

20장. 현대차여, 창도전진(創道前進)하라

21장. 정의선에게 배우는 10가지 성공 전략

22장. 리더의 고독, 그리고 인생


성공전략 01. 초심을 기억하라

성공전략 05. 최고의 사람을 데려와 맡겨라


(중략)


성공전략 10.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라


정의선 회장님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

저자소개






■ 저자 소개


김용년 (Kim Yongnyeon)


삼성에서 30년간 기업 경영과 글로벌 인재 육성의 현장을 경험한 경영 저술가이자 작가. 삼성물산에서 인사, 전략, 해외 사업을 담당했고, 삼성장학회에서 20년간 글로벌 장학사업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일하며 하버드, MIT, 스탠퍼드, 옥스퍼드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우수 인재 1,000명 이상의 선발과 성장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공학·자연과학 분야 연구 논문을 읽고 석·박사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사람의 역량과 첨단 기술이 결합해 혁신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기술 자체를 해설하기보다, 리더가 어떤 인재를 선택하고 어떤 조직을 만들며 어떤 미래에 자원을 배분하는지를 경영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국내외에서 20권의 바카라을 출간하며 저술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작으로 『성장을 위한 마음 편지』, 『노력형 천재들의 공부법』이 있으며 아마존(Amazon)을 통해 영문 도서를 출간했다. 현재 동서양 고전의 지혜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요 기업들의 변화와 도전을 독립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조명하는 『대한민국 3세대 경영자 시리즈』를 기획해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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