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진 사람

by대건

“가입만 해주면 돼. 물건은 안 사도 되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선배의 부탁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 회원가입 하나 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물건을 사야 하는 것도 아니라니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선배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선배와는 군에서 만났다. 함께 근무했고, 전역한 뒤에도 가끔 만나 술을 마시며 인연을 이어왔다. 매일 연락하거나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알고 지낸 세월이 어느덧 스무 해를 넘었다.


그동안 서로의 생활도 달라졌다. 선배는 결혼해 아이들을 키웠고, 나는 택배 일을 하며 공부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살다가 모이면 지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만나도 굳이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 선배가 약 2년 전부터 암웨이를 시작했다. 매달 꾸준히 수입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가족을 부양하는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입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일에 기대를 거는 마음까지 내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선배가 하는 일이 하나 달라졌다고 여겼다. 회원가입을 부탁받았을 때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얼마 뒤 선배가 우리 집에 찾아왔다. 제품을 보여주겠다며 알약 하나를 물에 넣었다. 더러웠던 물이 맑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조금 낯선 기분이 들었다. 함께 군 생활을 하고 가끔 술잔을 기울이던 사람이 지금 우리 집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선배가 내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 내게 뭘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열심히 해보려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제품이라고 믿으니 소개하고 싶었을 수도 있었다. 일단 설명을 들었다. 듣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다음에는 교육을 받으러 오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나는 택배 일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 뜻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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