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나를 찾아온 글쓰기

by근아

2017년 5월, 한국

내 생일날 아침이었다.


그 무렵의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이유는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자꾸만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곤 했다. 그래서 여러 글쓰기 수업들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이는 곳은 없었다. 어떤 곳은 너무 딱딱했고, 또 어떤 곳은 너무 까칠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저 내 마음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며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그날 아침도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평소처럼 아파트 1층을 지나는데 게시판에 낯선 전단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않던 곳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시선이 그 종이 위에 멈췄다.


'글쓰기의 모든 것'


짧은 문장이었다. 하지만 문장 하나가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한동안 그 전단지를 바라보았다. 마치 누군가 지금의 내 마음을 알고 거기에 답장을 붙여놓고 조용히 사라진 것 같았다.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생일날 아침, 아무도 모르게 도착한 작은 선물처럼.


나는 그곳에 적힌 전화번호로

수업 신청 문자를 보냈다.


그 전단지의 주인으로부터

진짜 답장을 받았다.


내가 첫 번째 학생이라고 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글쓰기 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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