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무엇이 더 추가되어야 할까?

by손서영

삶의 모든 순간이 완벽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삶의 많은 부분이 완벽하다고 느끼며 살아온 지도 벌써 5년 정도가 되어간다. 내 나이 마흔다섯이니, 40년 가까이 이 길 저 길을 헤매온 셈이다. 시골에 온 지도 10년이 되었으니, 이곳에서 나만의 기반을 만드는 데에도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애들에게 왜 이리 방석에 야박하게 주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녀석들 맨날 옹기종기 모여있는 걸 좋아한다.


남들 기준에는 못 미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지금의 삶을 만드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온 지금,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내 삶의 많은 순간들이 완벽하다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도, 아침 산바카라도,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도, 퇴근 후의 저녁도, 다시 잠드는 순간도 나는 아이들이 있어서 완벽하다. 아이들은 나를 사랑한다. 그 흔들리지 않는 사랑이 내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

아침 산바카라은 우리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이다. 매일 아침 온가족이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그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신이난다.


주변에서 자꾸 누군가를 소개해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내 삶에 누군가를 들여놓는 것이 두렵다. 동물들의 사랑에 비해 인간의 사랑은 너무나 불안정하고 변덕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 그저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내 마음은 정상적인 걸까?

그렇다면 정상적인 삶이란 남들처런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일까?

우리 집에서 제일 커다란 새우와 제일 작은 지디가 만났다. 새우가 한사코 침대에 올라오겠다고 해서 올라왔더니 침대에 있던 지디가 새우 옆에 자리를 잡는다.

잘 모르겠다. 나는 이제 그렇게 살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조차 망설여진다. 애초에 상대를 내 삶에 들여놓을 생각이 없는데 만남을 시작하는 것은 상대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누군가를 삶에 포함시킬지 말지는 내가 미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운명의 상대가 나타난다면 어떤 결심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그 말도 맞다고 생각한다.

아침 산바카라의 폐단은 아침부터 아이들이 더러워 진다는 것이다. 때론 저렇게 시커매 지거나 씨앗을 잔뜩 뭍히고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모습도 다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단 만나 보고 생각하지’라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내가 가진 삶의 조건이 너무 특수하다. 누군가 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일은 단순히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의 삶을 사랑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두고 싶지는 않다. 만약 누군가가 내 삶에 들어올 자리가 있다면, 그것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삶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일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내 새꾸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하는데 어떻게 내 삶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일반적인 조건으로 맞춘 만남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혼자 살아도 괜찮고,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아이들과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겐 지금의 이 삶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