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이 성과로 바뀌지 않는 진짜 이유

by마찌

목요일 저녁 11시.

집에서 이번 주 마지막 컨퍼런스 콜을 막 끝낸 참이었다.

월요일부터 아침저녁으로 한국과 콜을 하고

낮에는 오피스에서 일하고, 너무 지쳤다.

안방으로 가니 아내는 먼저 잠들어있다.

일주일 동안 집에 오자마자

저녁 먹고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

'이러자고 미국에 데려온 게 아닌데…'

'이번 주말에는 아내 좋아하는 곳에 가자고 해야겠다.'

팀에 간간히 나가는 인원은 있는데

충원이 제때 안 되니,

혼자 짊어지느라 고생하고 있었고,

팀장도 그걸 충분히 알아주고 있었다.

인사고과에서는 매년 A를 받고 있지만,

그때는 아이가 없을 때라

아이를 갖게 되면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A+를 받는 사람들은 뭔가?

이것보다 더 일한다는 건가?

아니면 확실한 라인이라 부를 이너서클이 있는 건가?

A+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타조직 J는

그렇게 바쁘게 일하는 것 같지 않았다.

나는 충분히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업무도 열심히 했다.

인사고과 A도 받았다.

그런데 왜 A+는 늘 타조직 J가 받는가?

내가 지금 모르는 게 뭐지?


회사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


회사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열심히 하면 보인다"는 믿음이다.

"내 업무는 조직에서 중요한 업무야"

라고 당신은 말할 것이다.

맞다.

안 중요한 업무는 애초에

당신에게 배정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진짜 질문은 이거다.

당신의 인사고과를 최종 승인하는 리더

— 그 사람에게 중요한가?

그 리더 밑에는 수십 명이 있다.

전원이 고유의 업무를 들고 있다.

전원이 중요한 업무를 한다.

전원이 열심히 한다.

그 평원에서 당신 하나가 'A+'로 튀어나오려면,

당신의 업무가

그 리더의 올해 목표 Top 3에 직접 꽂혀 있어야 한다.


당신의 상사가 최종 리더에게 팔아야 할 피치는 이것이 아니다.

"마찌가 업무를 정말 열심히 하는 핵심 인재입니다."

이 피치는 죽은 피치다.


살아있는 피치는 이거다.

"마찌가 이번에 한 건 당신의 목표 3번에 X% 기여한 겁니다."


최종 리더가 그 숫자를 자기 살처럼 느껴야 한다.

그래야 그는 속으로 맞받아친다.

"핵심 인재구만."

당신이 하루 12시간을 갈아 넣어도,

상사가 그걸 자기 상사에게

가져갈 수 없는 일이면 없는 일이 된다.

존재하지 않는 일이다.

당신의 이름은 성과 평가 시즌에 떠오르지 않는다.


한신은 왜 목이 잘렸나


기원전 202년,

한(漢)을 세운 유방에게 가장 큰 공을 세운 남자가 한신이었다.

그는 전장의 천재였다.

"한신이 병사를 뽑으면 많을수록 좋다(多多益善)"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유방은 그를 초왕(楚王)에 봉했다.

그런데 한신은

"전쟁이 끝난 뒤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는 걸 못 읽었다.

유방의 머릿속에서 가중치가 이동한 것이다.

전쟁 중엔 '더 많은 적을 이기는 장수'가 1순위였다.

천하를 잡은 뒤엔 '위협이 되지 않는 신하'가 1순위가 됐다.

한신은 여전히 전장의 공적을 믿고 안주했다.

결과는 잔인했다.

기원전 202년 말 회음후로 강등,

기원전 196년 장락궁에서 처형.

일가가 함께 멸족됐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도 삶긴다(兎死狗烹)."

유방은 웃으면서 애도했다.

한신은 성실했다. 유능했다. 충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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