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와 창문과 한 번의 손짓

도서관 창문 - 마지막회 - by 마거릿 올리펀트

by마봉

나는 일곱 시 반부터 열 시까지 앉아 있었다. 저녁 빛은 점점 더 부드러워져 마침내 진주를 통과해 비치는 듯한 그림자 없는 빛이 되었다. 하지만 창문은 밤처럼 검기만 했고, 그곳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뭐, 다른 밤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가 매일 밤 나 좋으라고 거기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같은 위대한 학자의 삶에는 다른 일들도 많을 테니까.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고모는 내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며 눈물이 글썽한 가여운 눈길을 보내셨는데, 나는 나 자신보다 고모가 더 가엾게 느껴졌다. 나는 고모에게 달려들어 그게 대체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 고모는 언제 그분을 보았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 가문 여자들의 운명이란 게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고모는 어떻게, 언제인지는 말해줄 수 없으며 그저 그럴 때가 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만 하셨다.


"우리 중에서도 너와 나 같은 사람들만 그분을 보게 된단다." 고모가 말씀하셨다. 우리를 남들과 다르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고모는 끝내 말해주지 않으셨다.


"사람들 말로는…." 고모가 말을 멈추셨다. "아아 얘야, 다 잊으려고 노력해 보렴. 네가 그런 아이인 줄 알았더라면! 옛날에 아주 훌륭한 학자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어떤 여인의 사랑보다도 자신의 바카라을 더 사랑하셨다더구나. 얘야,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렴. 네가 이런 일을 겪게 하다니!"


"그분이 학자였다고요?" 내가 외쳤다.


"그리고 우리 가문 중 한 여자가… 아마 경솔한 여자였겠지, 너와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 하지만 어쩌면 그저 순수한 마음이었을지도 몰라. 그 여자가 건너편에서 그분께 오라고, 오라고 계속 손을 흔들었단다. 그리고 저 반지가 증표였지. 하지만 그분은 오지 않으셨어. 그래도 그 여자는 창가에 앉아 계속 손을 흔들었지… 그러다 결국 혈기 왕성했던 그녀의 오빠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러고 나서… 아, 얘야, 더 이상 말하지 말자꾸나!"


"오빠들이 그분을 죽였군요!" 나는 감정에 휩싸여 소리쳤다. 그러고는 고모를 붙잡고 흔들다가 뿌리쳤다. "고모는 나를 속이려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난 바로 어젯밤에 그분을 봤다고요! 나만큼이나 살아있고 젊은 그분을요!"


"아아, 우리 강아지, 얘야!" 고모가 울먹이셨다.


그 후로 나는 오랫동안 고모와 말하지 않았다. 고모는 늘 내 곁에 머물며 그 가여워하는 눈빛을 보내셨다. 다음 날 밤도, 그다음 날 밤도 똑같았다.


사흘째 되는 밤,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꼈다.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만약 세상이 아주 캄캄해진다면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한밤중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 사다리를 구하고, 빵집 소년의 도움을 받아 저 창문까지 올라가 직접 열어보는 사나운 꿈을 꾸었다. 내 마음은 소용돌이쳤고, 마치 이미 그 일을 저지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년이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고 소리치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아, 밤은 어찌나 느리게 흐르던지! 세상은 어찌나 밝은지, 숨겨줄 어둠도 그림자도 없이 모든 것이 너무나 선명했다! 억지로 침대에 누웠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


모두가 깊은 잠에 든 한밤중, 나는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사원부터 웨스트 포트까지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나무들은 유령처럼 서 있었고, 정적은 공포스러울 만큼 완벽했다. 모든 것이 낮처럼 선명했다. 해가 뜨지도 않았는데 그림자 하나 없이 낮처럼 선명한 그 빛 속에서 마주하는 정적을 당신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 시, 두 시가 지났지만 아무 변화도 없었다. 아무도 듣지 않는 그 죽은 빛 속에서 시계 종소리가 울리는 건 참으로 기묘한 일이었다. 창문은 텅 비어 있었고, 창틀의 흔적조차 녹아 사라진 듯했다. 나는 차갑게 떨리는 몸과 절망을 품고 다시 고요한 집 안으로 기어 올라갔다.


메리 고모는 분명 내가 돌아오는 걸 지켜보고 계셨을 것이다. 잠시 후 집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리더니, 햇살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할 무렵 고모가 찻잔을 들고 내 침대 곁으로 오셨다. 고모 역시 유령처럼 창백한 모습이었다.


"따뜻하니, 얘야? 괜찮니?"


"상관없어요." 내가 대답했다. 이제 그 무엇도 상관없게 느껴졌다. 그저 어딘가 캄캄한 곳, 나를 덮어주고 숨겨줄 부드럽고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숨고 싶은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끔찍한 것은 기다릴 것도, 숨을 곳도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오직 정적과 빛뿐이었다.


그날 어머니가 오셔서 나를 집으로 데려가셨다. 오신다는 말도 없었는데 갑자기 도착하셔서, 아버지가 해외로 가기로 하셨으니 당장 저녁에 출발해 다음 날 런던에 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처음엔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데리러 오셨는데 아무 이유 없이 거역할 권리가 소녀에게 어디 있겠는가.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나야 했다.


메리 고모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고모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손수건으로 조용히 눈물을 닦으면서도 계속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게 네게 최선이란다, 얘야. 이게 네게 최선이야!"


그 '최선'이라는 말이 얼마나 싫었는지 모른다. 그 무엇도 이전과 같을 수 없는데 무엇이 최선이란 말인가!


오후가 되자 노부인들이 모두 모였다. 칸비 대부인은 검은 레이스 아래로 나를 살폈고, 그녀의 손가락 아래 숨은 다이아몬드는 나를 향해 빛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었다. 그녀는 내 어깨를 다독이며 착한 아이가 되라고 했다.


"그리고 창문으로 보는 것들에 절대 기대지 마라. 사람의 마음만큼이나 눈도 간사한 법이란다."


그녀가 계속 어깨를 다독일 때, 나는 다시 그 예리하고 사악한 보석이 나를 찌르는 것을 느꼈다. 고모가 말씀하신 '증표'라는 게 바로 이것이었을까? 나중에 보니 내 어깨에는 자국이 남아 있었다. 왜인가 하면, 나도 알 수 없다. 만약 알았더라면 나는 만족했을 것이고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 후로 다시는 세인트 룰스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수년 동안, 다른 창문이 보이는 곳에서도 결코 창밖을 내다보지 않았다. 내가 그를 다시 본 적이 있는가 하면, 나도 알 수 없다. 칸비 대부인의 말처럼 상상력은 엄청난 기만자니까. 만약 그가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른 그 가문을 벌하기 위해 그토록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라면, 내가 그를 다시 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나는 이미 내 몫의 형벌을 받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오랫동안 다시 돌아오는 마음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누가 알겠는가? 만약 내가 다시 본 그 사람이 그가 맞다면, 이제 그에게서 분노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사랑했던 그 여인의 가문에 더 이상 해가 아닌 선의를 베풀고 있을 것이다.


나는 군중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 인도에서 남편을 잃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아주 슬프게 돌아왔을 때였다. 친구들을 마중 나온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그가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올 줄 아무도 몰랐으니까. 아는 얼굴 하나 없이 너무나 슬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를 보았고 그는 내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 심장은 다시 요동쳤다. 그가 누구였는지 잊어버린 채, 그저 내가 아는 얼굴이라는 생각에 나는 누군가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여기 있다는 희망을 품고 거의 활기차게 배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는 창문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한 번의 손짓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노년의 칸비 대부인이 죽었을 때 나는 다시 그 모든 일을 떠올렸다. 아주아주 나이가 많았던 그녀는 유언장에 그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게 남긴다는 말을 남겼다.


나는 여전히 그 반지가 무섭다. 그것은 내 소유이지만 살지는 않는 시골집 창고의 낡은 백단향 상자 속에 잠겨 있다. 누군가 그것을 훔쳐가 준다면 내 마음이 참 가벼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고모가 말씀하신 "저 반지가 증표였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그 반지가 세인트 룰스의 오래된 대학 도서관에 있는 그 기묘한 창문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끝)

최종회-2.png부두에 내린 주인공과 아이들 앞에 나타나 손을 흔들어 주는 도서관의 남자

그동안 '도서관 창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문 중 나오는 사건들과 시대적인 상황 등 평론가들의 분석 요약을 올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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