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가족 여행
평창의 밤, 우리라는 이름의 한 레인
8월 1일, 하루가 천천히 저물어 간다.
여행 이틀째의 저녁 어스름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고 많이 닮아있다. 낮 동안 머물렀던 풍경들이 하나둘 어둠 속으로 스며들고 나도 잠시 단종의 가마를 떠올리며 숙소인 휘닉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해발 700m의 고원에 자리한 휘닉스에서는 낮 동안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해가 지고 밤이 내려앉으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저녁은 자연스럽게 휘닉스의 온담에서 퓨전 한식으로 먹기로 했다. 특별히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한자리에 앉는다.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는다.
어쩌면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멀리 떠나는 데 있지 않은지 모른다. 좋은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아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그 시간 그저 평범해 보이는 한 끼가 여행의 마음을 가장 깊고 따뜻하게 채워준다.
먹는다는 일이 이토록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새삼 마음에 새긴다.
저녁을 먹은 우주에게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려준다. 그러자 우주는 내 손을 꼭 잡고 앞장선다. 아이의 작은 손끝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게임 코너다.
우주는 아까부터 마음에 두었던 인형 뽑기를 한 번만 하겠다고 조른다. 약속대로 딱 한 번.
기계 속 인형을 바라보며 집게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결국 빈손이다. 그래도 우주는 딱 한 번만이라고 한 약속을 지키며 미련 없이 돌아선다. 어린 것이.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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