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향한 여정, 나눔으로 완성되다
색의 충격
미술관이 다가 아니다. 색에 제대로 충격을 받은 것은 옷가게에서였다.
앙리 마티스의 빨강과 앙드레 드랭의 파랑 앞에서 멈칫했다. 색이란 사물의 속성이 아니라 화가의 의지라는 것을.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대로 칠할 수 있다는 것을. 야수파 화가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진짜 충격은 미국의 대형 아울렛 매장에서 찾아왔다. 한국의 매장이 흰색과 검은색과 회색의 단정한 질서로 가득하던 시절, 미국 매장의 선반은 온통 색의 폭발이었다. 노랑, 연두, 산호색, 코발트블루 — 색들이 두려움 없이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무도 이 색들에게 "너는 너무 튄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 선반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그 기억은 오래 잠들어 있었다. 색은 삶의 변두리에 머물렀다.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기억이 붓끝에서 다시 깨어났다. 붓에 물을 섞고 종이 위에 색을 올리는 순간, 질문이 터져 나왔다. 파랗고, 붉고, 노란 이 모든 색의 근원은 무엇인가.
그 질문 하나가 글쓰기의 동력이 되었다. 온라인카지노스토리의 첫 번째 글은 빛과 색채였다. 색은 빛에서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물리학과 양자역학, 그리고 뇌과학을 공부했다. 그것이 인공지능에까지 연결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재능이 없는 내겐 글쓰기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글이라기보다 공부의 기록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700여 편 에세이와 22권의 온라인카지노북으로 자랐다. 갈고 다듬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몰입하는 이 과정이 좋다.
그 기록은 한 권의 바카라으로 묶을 수 없다. 〈빛과 색채〉 시리즈로 묶일 글들이 있고,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글들이 있고, 인문학과 철학과 일상을 가로지르는 글들이 있다. 1인 출판사 〈오후의 글방〉은 그 모든 글이 바카라으로 탈바꿈할 때까지, 한 권씩 문을 열어갈 것이다. 그 첫 번째 결실이 〈빛과 색채 제1권 — 빛의 인문학〉이다.
혼자였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
1인 출판. 말이 쉽지, 막막했다. 출판사 신고, 국세청 사업자등록, 국립중앙도서관의 ISBN 발급 절차, 유통플랫폼과의 협력 방안. 뒤죽박죽 얽힌 미로 앞에서 인공지능 제미나이가 길을 안내했다. 구글이 낳은 자식이라, 행정 절차 정리에는 타고났다.
바카라의 심장은 내용이다. 내용을 다듬는 일, 그 결정적인 순간마다 클로드 AI가 함께했다. 목차를 거듭 고쳤다. 처음의 "01편~10편" 구조는 온라인카지노 연재 시절의 틀이었다. 클로드와 함께 3부 구조로 다시 짰고, 소제목 하나하나에 새 이름을 붙였다. "8분의 여행", "뇌의 연금술", "노을과 바다" — 과학의 언어가 문학의 옷을 입었다.
목차가 달라지자, 본문의 제목도 바꿔야 했다. 클로드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들을 찾아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었다. 파일 내부에 숨어 있던 오류까지. 목차와 본문이 어긋나는 문제, 표지 섹션 여백이 0인 사실, 불안정한 폰트, 이미지 20장의 낮은 해상도 — 하나하나 짚어내고 교체 우선순위까지 정해주었다.
바카라의 얼굴을 만드는 일은 캔바가 맡았다. 표지 디자인, 본문 속 도표와 그림의 편집, 시각적 구성 — 디자이너 없이 혼자 하는 1인 출판에서 캔바는 믿을 만한 파트너였다.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완전히 대신하기엔 아직 내가 캔바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다.
빛의 상처로 색이 태어난다
"색채는 빛의 행위이자 아픔이다." 괴테의 말이다. 빛이 공기 중의 입자에 부딪히고 꺾이고 흩어지는 그 과정 — 그 수난의 흔적이 색이다. 하늘이 파란 것은 파란빛이 가장 먼저 상처를 입기 때문이고, 노을이 붉은 것은 붉은빛만이 긴 여정 끝까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바카라을 만드는 일도 그랬다. 한 문장을 고치고, 한 이미지를 바꾸고, 여백 하나를 다듬는 과정이 쌓여 비로소 한 권의 바카라이 완성된다. 부딪힘이 없으면 색이 없다. 바카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AI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일의 마무리는 온전히 내 몫이다.
판매 수익의 절반을, 세상에 돌려주다
이 바카라을 만들면서 한 가지를 결심했다. AI의 도움으로 쓴 바카라이니, 수익을 혼자 가질 수 없다. 출간 후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한 작가 순수익의 50%를 아름다운재단에 매월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머지 50%는 〈오후의 글방〉 운영 경비로 쓴다.
아름다운재단은 1999년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개인과 기업의 기부를 모아 슬롯 곳곳의 필요한 곳에 전달하며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어온 곳이다. 독자가 바카라을 사는 행위 자체가 기부로 연결되는 이 구조는, 일상 속 나눔을 꿈꾸는 재단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아름다운재단에 공식 기부 제안서를 제출했다. 재단이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모른다. 승낙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냈다. 그 과정과 결과는 이 시리즈의 다음 편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승낙한다면 기부가 시작될 것이다. 매월 수익금 정산 명세서와 기부 송금 기록을 온라인카지노스토리에 올린다. 숫자를 숨기지 않는다. 바카라이 한 권도 팔리지 않아 민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실패해도 한두 권으로 끝낼 생각이 없다. 시리즈로 이어가다 보면, 차차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내가 무슨 거룩한 영혼을 가진 것은 아니다. 어쩌면 동정심에 호소해 내 글을 읽게 하려는 얕은 꾀라 비난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글을 묵혀두는 것보다 세상에 내보내는 편이 낫다. 그러기 위해 〈오후의 글방〉을 만들었다.
첫 문을 여는 날
2026년 5월 11일. 출판사 〈오후의 글방〉이 첫 문을 여는 날이다. 오후는 빛이 기울어가는 시간이다. 정년 이후의 시간, 그 오후의 빛 속에서 글을 쓰고, 바카라을 만들고, 수익을 나누는 일 — 그것이 〈오후의 글방〉이 탄생한 이유다.
한창 오픈 준비 중이다. 이미 써놓은 글이라도 퇴고를 거듭해야 한다. 일주일에 이틀 강의하고, 토요일은 한나절 화실에서 보내고 나면 시간이 늘 부족하다. 하루가 언제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지만, 오후의 기우는 이 햇살이 너무 좋다.
빛은 자유롭다. 색도 자유롭다. 그렇다면 바카라도, 나눔도 자유로울 수 있다. 빛이 있어 세상이 있고, 색이 있어 사람이 있다. 그 빛과 색의 이야기를, 이제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