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지옥을 탈출한 여자
이혼 후 난 분노조절장애와 가스라이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거렸고. 모든 언어와 말투에 예민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괜찮아지지 않았다.
이혼했지만 가스라이터 굴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드디어 평온을 되찾나 했지만. 새로운 상사가 나를 괴롭혔다. 40대 노처녀인 그녀는.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해줬으나. 점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업무 외의 사항들도 지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업무 능력이 부족해서. 그녀를 거슬리게 한다고 생각해.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일도 해보고. 온갖 선물을 보내며 아부도 해봤지만. 아무것도 소용없었다. 그냥 그녀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공격은 카지노톡 프로필 사진이었다. 필라테스 운동 후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그게 거슬렸다는 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업무를 시작하기 시간 전부터 나한테 카톡을 보냈다.
“넌 매일 프로필 사진을 바꾸네?ㅋㅋ”
카톡이지만 특유의 거슬린다는 말투가 느껴졌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다. 사실 감정적이라기 보다는. 이성적인 성향에 가까운 나는. “프로필 사진에 문제 있나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뭔가 공격하는 말로 느껴질까 봐. 고민하던 찰나. 그녀는 또 카톡을 보냈다.
“있는 사진으로 계속 바꾸는 거 같은데. 신기하네ㅋㅋ”
더 할 말이 없어졌다.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그녀는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을 극도로 혐오했고. 업무 외의 것들도 다 맞춰주길 바라는 듯했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터였다. 하지만 그 굴레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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