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잔소리 안 하면 아무것도 안돼”라는 위험한 믿음

관리형 통제

by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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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잔소리를 안 하면 아무것도 안돼”라는 위험한 믿음



이 말에는 대개 억울함이 들어있다.


나는 뭐 맨날 잔소리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



누가 좋아서 상대의 일정까지 기억하고,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약속을 확인하고, 돈 쓰는 방식에 신경 쓰고, 건강과 인간관계까지 챙기겠는가. 우리는 그냥 편하게 사랑하고 싶다. 상대가 알아서 잘하면 나도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말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확인하지 않으면 미루고, 맡겨두면 일이 엉망이 된다. 결국 문제가 생기면 수습하는 사람도 나인 것 같다. 그래서 또 말한다.


"내일 병원 예약하는 거 잊지 마."

"이번 달에는 돈 좀 아껴 써."

"내가 아까 뭐라고 했어?"

"그것부터 하지 말고 이걸 먼저 해야지."


처음에는 도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 사람은 계속 지시하고, 다른 사람은 계속 지시받는다. 한 사람은 관리자처럼 말하고, 다른 사람은 혼나는 아이처럼 반응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한 쪽은 팀장이고 다른 쪽은 자꾸 사고 치는 인턴이 되어 있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연인에게는 설렘을 느낄 수 있지만, 관리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설렘을 느낄 수 없다.






관리형 통제는 바카라임감의 얼굴을 하고 온다


관리형 통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개 자신을 통제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카라임감이 강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다. 상대보다 먼저 위험을 발견하고, 다음에 필요한 일을 예측하며,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다. 약속을 잘 기억하고, 생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해결한다. 관계 초반에는 이런 모습이 꽤 매력적으로 보인다.


"필요한 것들 미리 챙겨놨어."

"먼저 예약해둘게"

"내가 알아볼게."


상대는 세심한 배려를 받는다고 느끼고, 관리하는 사람도 자신이 잘 사랑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배려와 관리의 경계는 생각보다 얇다. 상대를 돕는 것에서 시작해, 상대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하기 시작한다. 부탁받지 않은 조언이 늘어나고, 상대가 스스로 선택할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후회할 텐데?"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 방법은 아니야."

"그냥 내가 말한 대로 하는 게 나아."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너무 맞는 말이라서 문제일 때도 있다. 정답을 알고 있다는 확신은 상대의 생각을 들을 필요를 없애기 때문이다. 관리형 통제의 핵심은 일을 잘 챙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삶이 내가 정한 방식으로 움직여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도와주는 행동은 상대의 능력을 키우지만, 관리하는 행동은 상대가 나에게 계속 의존하도록 만들 수 있다.






"내가 안 하면 안 돌아가"도 사실일 수 있다


관리하는 사람은 이제 슬슬 억울하다.


"아니, 정말로 제가 안 하면 뭐든 제대로 안 돌아간다니까요?"


맞다. 실제로 그럴 수 있다. 상대가 자주 약속을 잊고, 해야 할 일을 미루며, 자신이 만든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도 있다. 가사와 돈, 육아처럼 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을 무바카라임하게 대할 수도 있다. 그러니 모든 관리를 통제라고 부르며 "그냥 상대를 믿고 내버려두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무바카라임한 조언이다.


사람에 신뢰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름답다. 하지만 신뢰는 눈을 감고 절벽 쪽으로 걸어가는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음의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공동의 바카라임을 요청하고 있는가
Ver.
상대가 내 기준과 방식대로 움직이기를 요구하고 있는가



함께 내야 하는 공과금을 반복해서 미루는 것은 공동바카라임의 문제다. 그러나 수건을 접는 방향이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르다고 계속 다시 하게 한다면, 그것은 기준의 차이일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빚이나 위험한 음주처럼 두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에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의 옷차림, 친구 관계, 휴식의 방식까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꾸려 한다면 돌봄보다 통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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