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인에게 원하는 건 '공감'일까요?
우리는 흔히 상담을 받으러 가면 상담사로부터 ‘공감’ 반응을 얻기를 기대합니다.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상처에 대해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 이해받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상담사를 선택할 때에도 초기 접수 과정에서 상담사가 보여주는 태도를 살펴보고 상담 여부를 결정하곤 합니다.
상담실을 찾는 많은 분들은 주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나 보여준 눈빛과 표정, 심각한 경우에는 신체적 폭력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를 호소하곤 합니다. 그런데 상담사의 반응이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오히려 상담사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내가 기대하는 공감과 상담사가 보여주는 공감 반응에는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상담사의 전문적인 공감 반응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공감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음의 예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 대사는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가족, 친구, 주변 지인과의 관계에서도 대입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여러분이 예상하는 반응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반응을 먼저 몇 가지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이 중에서 여러분이 기대했던 반응이 있나요? 혹은 가장 마음에 드는 반응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과연 이 가운데 상담사의 전문적인 공감 반응이 있을까요?
사실 위의 답변들은 차례대로 1) 단순한 동정, 2) 상담사 자신의 경험 투사, 3) 조언에 해당합니다. 즉, 이 가운데 상담사의 전문적인 공감 반응이라고 평가할 만한 답변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수련을 받은 상담사의 반응은 무엇일까요?
이 답변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아마도 앞서 제시한 1)의 답변이 더 마음에 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전문적인 공감은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경험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상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즉, 내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정서와 그 경험에 부여한 의미는 따라갈 수 있지만, 내담자의 해석까지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앞서 살펴본 네 가지 반응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국 상담사의 이러한 반응으로 인해 어떤 내담자들은 자신의 상처가 상담사에게 충분히 이해받거나 공감받지 못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실제로 상담 수련을 받는 수련생들 가운데에서도 전문가로서의 공감 반응을 배우면서 이러한 차이에 대해 어리둥절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와 같은 상담사의 전문적인 공감 반응이 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공감 반응에는 상담사로부터 ‘동의’를 얻고자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상담사로부터 듣고 싶은 가장 강력한 말은 어쩌면 “당신이 옳다”라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담사의 반응을 원하는 사람이 이상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 우리가 함께 살펴볼 심리학 관련 주제가 ‘감정’과 ‘정서’에 관한 내용입니다. 감정과 정서는 심리학과 상담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이지만, 동시에 매우 정교하고 전문적인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에 그 첫걸음으로 ‘공감’과 ‘동의’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았습니다.
모래사장에 흩어진 나의 보석을 찾는 일처럼,
진짜 나의 감정과 정서를 선명하게 알아차리기 위해 필요한 힘.
그건 곧 올바른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잇슈 칼럼] ⑥ 우리가 타인에게 원하는 건 '공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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