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슈 칼럼] 부모의 영원한 숙제 '내 아이의 떼쓰기'

부모의 영원한 숙제 '내 아이의 떼쓰기'

by잇슈

초기 애착과 정서조절 능력이 발달하는 영유아기. 이 시기가 되면 많은 부모가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난관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아이의 ‘떼쓰기’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현재 부모이고 아이가 있다면, 여러분은 우리 아이의 떼쓰기를 어떻게 지나오셨나요.
그리고 여러분이 유아동기 때 떼쓰기를 했던 시절, 여러분의 부모님은 그때의 여러분의 모습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계시나요.
여러분과 여러분의 부모님 모두 아기의 건강한 떼쓰기가 곧 건강한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까요.


실제로 우리 마음의 병은 주로 건강하지 못한 정서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일상에서는 ‘감정(Emotion)’과 ‘정서(Affect)’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할 때도 있지만, 심리학에서는 이 두 가지를 구분해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감정이란 ‘내가 경험하는 구체적인 느낌’을 말하지만, 정서는 ‘감정을 포함한 보다 넓은 심리·생리적 반응 체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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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인간이 무서운 영화를 봤을 때 ‘무섭다’고 느끼는 건 감정이지만, 이때 무서운 감정과 함께 손이 차가워진다거나 몸이 떨리는 행동을 합해서 표현하는 건 정서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발달 중에서도 정서 발달은 특히 중요한 발달의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러면 이때 아이의 떼쓰기가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1. ‘좌절내성’, 떼쓰기를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


이 부분을 자세하게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는 미국 심리학자 사울 로젠츠바이크(Saul Rosenzweig, 1907–2004)가 발전시킨 ‘Frustration tolerance(좌절내성·좌절감내)’라는 개념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좌절내성이란 자신의 욕구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좌절을 경험했을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한 정서와 긴장을 견디면서 상황에 적응해 나가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과 관련하여 재활상담 분야의 학자 벤슨 헤커(Benson Hecker)는 1972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Rosenzweig의 좌절내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아동기의 박탈과 좌절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합니다.


1) “the child who has not been taught to accept privation or deprivation will be ‘spoiled’ and as a result will not develop a capacity to withstand frustration in subsequent experiences.”
“박탈이나 결핍을 받아들이도록 학습되지 않은 아동은 ‘응석받이(spoiled)’가 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이후의 경험에서 좌절을 견디는 능력을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할 수 있다.”


2) “if the individual has been excessively frustrated, anxiety, conscious or unconscious, may be aroused and may impede the growth of frustration tolerance.”
“개인이 지나치게 좌절을 경험하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불안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이는 좌절내성의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좌절이 지나치게 부족한 환경과 지나치게 과도한 좌절을 모두 경계하고,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계와 좌절을 경험하면서 이를 조절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입니다.

그렇다면 영유아기의 떼쓰기는 좌절내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아이에게는 ‘갖고 싶다’, ‘하고 싶다’,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의 모든 욕구를 즉시 충족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아이는 처음으로 크고 작은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2. 부모의 ‘공동조절’이 만드는 건강한 떼쓰기


그렇다면, 우리가 건강한 떼쓰기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건 ‘부모의 공동조절(co-regulation)’의 힘입니다.

공동조절이란, 아직 자기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동이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정서·행동·각성 상태를 조절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순간에 부모가 아이의 정서를 함께 조절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동조절은 아이가 울음을 그치도록 만들거나,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핵심은 아이의 감정은 인정하되, 필요한 한계는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3. 건강한 공동조절 부모 vs 건강하지 못한 부모, 표로 정리하면


그래서 오늘은 건강하게 공동조절을 도와주는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의 구체적인 예시를 다음의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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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볼 수 있듯, 두 부모를 가르는 것은 아이를 향한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은 다릅니다. 오늘 내 아이의 떼쓰기 앞에서 잠시 흔들렸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정서조절을 배워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일 것입니다.


이처럼 유아동기의 떼쓰기는 이후에도 인간의 정서조절 및 자기조절 능력과 좌절을 견디는 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만 해당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성인이 된 우리 역시 자신의 ‘욕구 조절 능력’, ‘정서 조절 능력’, ‘좌절을 견디는 능력’을 돌아보면서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무엇을 원했을까?’

‘내가 울고 화냈을 때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내가 감정을 표현했을 때 나는 안전하다고 느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부모님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을까?’


이런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린 시절의 나와 부모의 모습을 조금씩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할 때 현재 나의 기억이 불완전할까 봐 걱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지 기억일 뿐임에도 그 기억으로 인해 누군가를 나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까 봐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모든 기억은 완전할 수 없고,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과거의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다만 이때 내 머릿속을 새카맣게 지배하는 것은 오직 내 안의 ‘두려움’ 뿐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심리학 이론은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연결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논리적인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만약 여러분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는 누군가의 손 하나가 필요하다면, 여기 이 글을 그런 손처럼 느껴보면 어떨까요.


나의 무의식을 따라 시작되는 한 편의 상상도 또 다른 치유의 시작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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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떼를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처음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부모는 그 곁을 지키면서 함께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니 오늘도 아이의 떼쓰기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모든 부모님께,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잇슈 칼럼] ⑤ 부모의 영원한 숙제 '내 아이의 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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