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두가 장애인

아기로 태어나 다시 아기가 된다

by제이

어느 날 다운증후군 아들에게 물었다.
"장애인이 뭐니?"
"다리 아픈 아저씨."

언젠가, 다리 불편한 기사님이 운전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탔다.

그 후로 아들에게는 '장애인= 다리가 불편한 사람'.

자기와는 관계없는.

그러니 내 아들은 지적장애인.

단순하고 행복한 삶이다.


어느 날, 지적 능력이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아기가 태어났고(지능 49?) 사람들은 그 아이를 장애인이라 했다.

어쩌다 나는 장애인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지적 지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총체적 지능, 즉 감성, 슬롯성, 종교성 등등의 일부였다.

다행히, 아이는 다른 부분에서는 좋은 능력들도 있어 비교적 나름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장애인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부모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장애인이 되어간다. 신체적 능력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생존능력이 낮아진다. 기억력은 물론 이동하는 것, 섭취하는 것 등등에서 많은 한계가 생긴다.

뼈도 근육도 녹아내리고 약해진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요"는 덕담에 불과.


신체능력도 표시되는 체중계를 얼마 전 샀다.

평생 우리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인 네 살 많은 남편. 그가 점수가 제일 낮았다. 매주 두서너 번 헬스장을 가는 듯 마는 듯하는 엄마가 그다음.

20년 넘게 태권도장에 대충 나가는 장애인 아들 점수가 제일 높게 나왔다.

놀라운 사실.


지하철, 극장, 공연장 등을 가면 장애인 아들은 할인받는다.

어느새 70세를 훌쩍 넘긴 엄마 아빠도 감면 혜택을 받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면 세 명 모두 차비 무료, 장애인 석.

다 공식 장애인이 되었다. 우리 집은 장애인 공동체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돌아가신, 5남매를 키우시고 그 때 구순 중반이 되셨던 부모님들.

건강하시던 어머니에게 언젠가부터 치매 증상이 나타나셨다. 나라에서 파견하는 도우미가 매일 오는 중증 장애인이 되셨다.

이제 집안 건사는 손 떼셨고 본인 옷 입기도 힘들어하신다.

외출하실 땐 휠체어가 필요하다.

평생 외손자의 장애를 걱정하시던 어머니.

선천적 장애인인 그 손자가 이제는 당신 자신 신변처리도 힘들어하시는 할머니를 안타깝게 쳐다보았다.


'바보 성자' 김수환 추기경.

가난한 이들와 소외된 자들을 돕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어른'

그러나 그분도 마지막에는 배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고 있다가 자신을 돌보던 수녀에게 못 볼 것을 보게 한 장애인이 되셨다.

우리 모두가 걸어가야 할 그 길.



장애인으로 태어난 아들.

점점 장애인이 되어 가는

우리 내외.

장애인이 되어 버려셨던 어머니.

세월이 흐르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장애인이 되어가구나.


장애인 차별 철폐, 이동권의 법적 보장을 요구하며 연일

지하철에서 장애인 단체가 투쟁 중이다.

우리 모두가 예비 장애인 일 수도 있는데..

지금 그들이 온몸으로 투쟁하며 얻으려는 그 권리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필요한 것이 될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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