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 스콘 (bloody scone)

난이도 ★

by영감산바카라


스콘은 '거리두기'의 미학이 담긴 과자입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화학적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어우러지는 '공존'의 맛을 보여주지요. 밀가루와 버터를 완전히 섞으면 안 되고 포슬포슬한 상태를 유지해야 구웠을 때 고소함이 살아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급자에게 아주 만들기 쉬운 난이도에 해당하는 과자입니다. 투박하지만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과 함께 먹으면 튀르키예의 카이막 (kaymak)과 비길 정도로 담백하고 끝없이 들어가는 맛이 있지요. 클로티드 크림은 영국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 온 유제품으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마성의 크림입니다. 데본주에서는 '데본셔 크림', 콘월주에서는 '코니쉬 크림'이라고도 불립니다. 특히 스콘과의 궁합이 잘 맞는데 버터보다 깔끔하고 생크림보다는 감칠맛이 느껴지고 맛이 진합니다. 꿀이나 과일잼과 곁들여 차와 곁들이면 근사한 애프터눈 티가 됩니다.


오늘도 강사 배 씨는 반죽을 오븐에 넣고 기분이 좋은 건지 난데없이 질문을 받겠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한 젊은 새댁이 손을 들고는 목소리를 내서 질문을 했습니다.


"집에 오븐이 없어 첫 오븐을 구입하려는데 어떤 브랜드가 좋을까요?"


"당연히 비싼 게 가장 좋습니다. 능력이 되면 제일 비싼 걸로 사세요.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배 씨는 저질 답변으로 실소를 날렸습니다. 저 사람이 과연 강사가 맞는지 자질이 의심스러운 정도였습니다. 이어서 중년의 할머니께서 날카로운 질문을 했습니다.


"저희 손자가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어서 집에서는 쌀가루 베이킹을 하려고 해요. 실습 시간에 배운 밀가루 레시피를 어떻게 응용해서 접목하면 될까요?"

마침 쌀베이킹이 요즘에 이슈이기도 하고 모두가 궁금하던 터라 수강생들이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그런데 상상 밖의 답변이 튀어나왔습니다.


"초급반이라 참 수준 떨어지는 질문이네요. 쌀가루로 베이킹을 한다는 정신 나간 소리 집어치워요. 알레르기가 있으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것이지, 왜 밀가루 탓을 합니까? 쌀가루는 점성이 없어 베이킹이 불가한데 말도 안 되는 그런 노망난 헛소리나 할 거면 혼자 집에서 유튜브나 보든가, 여기 나오지 마세요! 여러분들, 쌀가루로는 베이킹이 불가능합니다."


배웅은 마치 쌀가루에 트라우마라도 있는 듯 핏대를 세우고 화를 냈습니다. 수강료를 지불하고 와서 궁금해서 질문한 사람이 무슨 잘못인지 그녀를 죄인으로 몰아세우면서 훈계했습니다. 질문을 받겠다고 했으면 수강료를 주는 사람들한테 공격이나 하지 말 것이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싫었기에 혹시나 모를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나는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몰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배 씨는 귀신같이 내게 달려들어 휴대폰을 빼앗고 겁박했습니다.


"거기,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초상권으로 고소당하지 않으려면 내 얼굴 함부로 촬영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 그 영상 지우든가 내 실습실에서 나가세요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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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일본에서 작가 데뷔해 2023년 리걸테크 스타트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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