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빅! 취업 사기를 당하셨습니다
입사 한 달도 안 된 어느 날,
한 팀원이 다음 주 팀회의에서 알리겠지만 먼저 알려주겠다며 본인의 퇴사 소식을 전했다.
우리 팀에서 팀장 다음으로 가장 오래 다닌 그녀였다. 1년 6개월. 이 변화무쌍한 조직에서는 장기근속자로 통하는 그녀였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일하던 경력직이었고 스스로 일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자부하던 사람이었다. 미혼주의자인 그녀에게는 자식처럼 예쁜 강아지가 있었고, 빠르게 10억을 모아 파이어족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 회사는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었고, 돈을 쓸 시간은 없으니 자연스럽게 모을 수 있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며 재테크를 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회사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뜻밖의 사실을 하나 알게 됐다고 했다.
"나도 내가 일을 정말 좋아하고 성장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만큼까지 일을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일을 좋아하는 것과 일을 삶의 대부분으로 삼고 싶은 것은 다른 일이었다. 워라밸이 거의 없는 곳에서 일해보니 오히려 알게 됐다고 했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더 큰 성취만이 아니라 퇴근 후의 평범한 저녁이었다는 것을. 강아지와 산바카라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다시 되찾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퇴사를 이야기하면서 너무 행복해 보였다. 떠나는 사람의 얼굴이 저렇게 편안한 거구나. 이직 경험이 많은 동료들은 이미 그녀의 잦은 반차를 보며 눈치를 챘다고 했다. 하지만 이직 초보인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화요일 팀 미팅. 나는 이미 개인적으로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처음 듣는 척 놀라는 연기를 했다. 그녀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고 강아지와 산바카라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팀장님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떼셨다.
"그리고 저도... 나갑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입사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팀원 세 명에 이어 팀장까지 나간다니.
이것은 취업 사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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