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보다 먼저 찾아온 퇴사 인사들
입사 8일 차, 팀원 한 명이 퇴사를 했다.
그리고 입사 9일 차, 또 한 명이 다음 주 퇴사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특히 당황스러웠던 것은 두 번째 퇴사자였다. 나를 어시스트하며 교육과 이벤트 운영을 함께할 예정이었던 분이었다. 나는 아직 이 조직의 운영 히스토리도, 업무의 맥락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당연히 그분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알아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간다. 입사한 지 고작 9일이었다.
아직 이 팀에 정착하기도 전에, 나는 누군가의 퇴사를 배웅하는 사람이 됐다.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두 사람이 퇴사를 결정한 이유를 들으면서부터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팀의 리더가 너무 많은 요구를 받아온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요청하면 받아오고 또 다른 이해관계자가 요청하면 그것도 받아온다. 하나씩 쳐내지 못하다 보니 결국 모든 일이 팀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팀은 점점 바빠지는데 정작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는 흐려진다.
조직의 리더라면 때로는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만큼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받아오는 리더 아래에서는 팀원들이 끊임없이 실행만 하게 된다. 입사 9일 차인 나에게는 아직 판단할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며칠 동안 팀 안에서 비슷한 공기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을 바라보는 상위 리더의 시선도 그리 따뜻해 보이지 않았다. 아직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팀에 대한 조직의 평가를 먼저 접하다 보니 나까지 괜히 위축됐다. 상위 리더는 막 들어온 나에게 이 직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여달라고 했다.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다. 그 말이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일종의 챌린지라는 것을.
‘우리 팀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구나.’
‘나도 이 팀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리더의 미움을 받는 건가?’
‘타이타닉에 타버린 건가?’
아직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는데 이미 평가받는 기분이었다.
그러던 중 팀 리더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땡땡님, 한 달 안에 임팩트를 만들어야 해요.”
속도가 중요한 조직이라는 설명도 함께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물론 나를 믿고 하는 기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렇게 좋게만 해석할 여유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오히려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혹시 본인이 살기 위해 나를 빨리 써야 하는 건가?' 나를 빨리 투입해서 무언가를 만들어야 본인도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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