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술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위험해지고 있는 걸까?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SAIC)의 종신교수 Savneet Talwar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교수 측 주장에 따르면 이유는 수업 과제에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는 것.
대학원 수업에서 가상의 퀴어 무슬림 여성 내담자를 위한 윤리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제였는데, 팔레스타인 관련 언급은 두 페이지 분량 중 한 문장뿐이었다. 한 유대계 이스라엘 학생이 이를 반유대적이라고 신고했고, 학교는 다음 날 교수를 유급 휴직 조치했다. 학생이나 동료 교수와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졌다.
SAIC에서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에도 수업 과제를 둘러싼 반유대주의 소송이 있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2024년에는 학생들이 기획한 전시에서 가자 전쟁 희생자 6,000명의 이름이 적힌 작품의 철거를 요구했고, 같은 해 캠퍼스 시위에서는 68명 이상의 학생이 체포됐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는 경찰의 과잉 대응 의혹도 제기됐다.
SAIC만의 문제도 아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 쿠퍼 유니온 등 미국의 여러 미술대학에서도 팔레스타인을 다룬 학생 전시가 폐쇄되거나 수정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Talwar의 변호사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발언을 억압하려는 열의가 학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Talwar는 이제 교수들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을 'P-word'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단어 하나가 커리어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변호사는 이렇게도 물었다.
"만약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을 다룬 사례 연구 때문에 백인 우월주의 학생이 불편함을 느꼈다고 신고했다면, 학교는 그 교수를 조사했을까?"
예술학교와 대학은 원래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복잡한 현실을 토론하는 공간이 아니었던가.
지금 미국 대학가에서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자체가 논쟁이 되고 있는 듯하다.
Image: AR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