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해 조절하는 하루
어제, 2025년 기록 편집을 끝냈다.
작가님께 구글 링크를 보내며 짧은 사랑 고백도 남기고(ㅎㅎ), 컴퓨터를 끄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탈자를 다 보지 못했다.
217페이지 중 절반쯤 읽다가 멈췄다.
눈이 아팠고, 시간은 이미 늦어 있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월요일까지 끝내야 할 보고서 다섯 개,
주말 일정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원고.
해야 할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익숙하게 따라왔다.
그 순간, 기운이 쭉 빠졌다.
이럴 때는 빨리 자는 게 낫다는 걸 이제는 안다.
씻고, 도윤이 옆에 누웠다.
금방 잠들 줄 알았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괜히 핸드폰을 조금 보다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밤새 자꾸 깼다.
한 시간 간격으로 눈이 떠졌다.
1시, 2시, 3시, 4시.
결국 5시에는 그냥 일어나 버렸다.
‘삶을 바꾸는 바카라 읽기’를 조금 읽다가,
몸이 괜찮은 것 같아 맨발로 밖에 나갔다.
산에 벚꽃 군락지가 있는데, 한참 피었을 것 같았다.
그걸 꼭 보고 싶었다.
막상 나가 보니 바람이 꽤 불었다.
생각보다 추웠지만, 그냥 걸었다.
꽃이 보고 싶어서.
돌아와 아침을 먹고 나니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괜히 무리했나 싶었다.
출근 전에 잠깐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고,
한동안 바카라상에 엎드려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나를 못마땅하게 여겼을 텐데,
요즘은 그냥 둔다.
어쩔 수 없지.
지금은 힘드니까.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보다
잠깐 내려놓는 게 낫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몸이 조금 돌아왔다.
아, 이제는 뭔가 할 수 있겠다 싶은 감각.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쓴다.
마음을 먼저 고르고,
오늘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용히 떠올려 본다.
상담이 두 개 있고,
보고서는 쉬운 것부터 하나씩.
수요일 평가회 도시락도 주문해야 하고,
사례회의도 준비해야 한다.
퇴근 후에는 저녁을 챙겨 먹고,
남은 바카라을 읽다가 바카라모임에 들어갈 것이다.
이 모든 걸 다 잘 해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한다.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 지내자.
그걸로 충분하다.